최근 헬리코박터균 감염 유무를 확인하고 치료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균으로 인해 위암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도 증상이 호전된다는 증거가 부족한 현실. 헬리코박터균이 위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이를 치료한다고 해서 위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헬리코박터균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헬리코박터균, 무조건 없애야 한다?
“위내시경 검사 후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담당의는 치료 받지 않아도 되지만 본인이 원할 경우 치료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애매한 소견이 답답했어요.”
주부 이현경(43·서울 서초구 서초동)씨의 경우처럼 건강검진 후 헬리코박터균의 치료 여부에 대해 명확한 처방이 내려지지 않는 사례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헬리코박터균은 만성위염과 위암 등의 원인균으로 지목 받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헬리코박터균을 확실한 발암 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 100명 중 1~2명에게서만 위암이 발생되고, 여러 연구에서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한 뒤에도 위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헬리코박터균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식이 요인과 개개인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 관련 전문의들도 위암 예방 차원에서 이 균을 치료할 것인가 하는 점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서구에서는 소화불량증이나 상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내시경을 하기 전에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권유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흔하고 위암이 많은 상황에서는 소화불량증이나 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내시경으로 정확한 원인을 살핀 다음 의사와 상의해서 헬리코박터균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분당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만성위염이 있거나 위·십이지장궤양 등을 앓은 경험이 있는 경우,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암 수술 후에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치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헬리코박터균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말트(MART) 림프종은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면 자연히 없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과 관련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면서, 이 세균에 감염된 인구의 비율이 낮은 미국이나 유럽은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 꼭 치료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 나라에 사는 이들이 70퍼센트 이상 이 균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이 세균에 감염됐다고 해도 대부분 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세균을 죽이는 치료를 하다 보니 위식도 역류 질환이 더 많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관련 전문가들이 이런 연구를 종합해보고, 몇 가지 사례를 제외하고는 치료를 권장하지 않은 것이다.
박미경 리포터 rose4555@hanmail.net
도움말 이동호 교수(분당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재규 교수(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항생제 치료 후 내성이나 재발의 위험은 없을까?
헬리코박터균은 우리 몸에 사는 일종의 세균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으면 치료가 되지만, 위산이 있어야 살 수 있어 위산 억제제를 같이 먹으면 효과가 더욱 크다. 따라서 헬리코박터균 치료제는 보통 항생제 2종류와 위산 억제제 1종류를 포함해서 모두 3종류의 약을 7~14일 먹으면 80퍼센트 정도 없어지므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를 먹으면 치료될 수 있다.최근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지면서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받아도 균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이러한 경우 2차 치료를 통해 균을 없앨 수 있다. 재발 가능성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성인의 경우 균을 없애고 나면 1년 안에 재발할 가능성이 2~3퍼센트로 낮은 편이다. 약 복용 한 달 후 확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 어떤 검사로 알 수 있나?
혈액검사, 위내시경 조직검사와 요소 호기 검사(음주 단속 검사처럼 약을 먹고 입으로 불어서 나오는 날숨 속의 성분을 조사하는 방법)가 있다.
위암 예방 차원에서 이 균을 없애야 할까?
위암과 헬리코박터균의 연관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한 환자와 보균 환자의 위암 발생률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위암과 연관성은 있지만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없기 때문에 치료를 권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헬리코박터균을 반드시 치료해야 할 경우는?
우선 가족력에 위암이 있는 경우에는 위암 발생 확률이 6배 정도 이므로 반드시 치료할 것을 권한다. 또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 점막 절제술을 한 경우 외에 궤양 등 염증이 심한 경우 치료하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경로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감염 경로는 없지만 사람과 사람의 접촉으로 추정된다. 헬리코박터균은 대부분 아동기에 주로 일어나는데 가족 내 감염, 특히 어머니에게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어린아이들에게 음식물을 씹어주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술잔 돌리기나 키스로도 감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시중에 판매되는 유산균 음료는 헬리코박터
치료나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헬리코박터균 수를 부분적으로 억제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박멸하지는 못한다. 균은 금세 증식하므로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치료보다는 보조 역할을 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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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헬리코박터균, 무조건 없애야 한다?
“위내시경 검사 후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담당의는 치료 받지 않아도 되지만 본인이 원할 경우 치료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애매한 소견이 답답했어요.”
주부 이현경(43·서울 서초구 서초동)씨의 경우처럼 건강검진 후 헬리코박터균의 치료 여부에 대해 명확한 처방이 내려지지 않는 사례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헬리코박터균은 만성위염과 위암 등의 원인균으로 지목 받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헬리코박터균을 확실한 발암 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 100명 중 1~2명에게서만 위암이 발생되고, 여러 연구에서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한 뒤에도 위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헬리코박터균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식이 요인과 개개인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 관련 전문의들도 위암 예방 차원에서 이 균을 치료할 것인가 하는 점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서구에서는 소화불량증이나 상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내시경을 하기 전에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권유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흔하고 위암이 많은 상황에서는 소화불량증이나 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내시경으로 정확한 원인을 살핀 다음 의사와 상의해서 헬리코박터균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분당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만성위염이 있거나 위·십이지장궤양 등을 앓은 경험이 있는 경우,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암 수술 후에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치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헬리코박터균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말트(MART) 림프종은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면 자연히 없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과 관련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면서, 이 세균에 감염된 인구의 비율이 낮은 미국이나 유럽은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 꼭 치료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 나라에 사는 이들이 70퍼센트 이상 이 균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이 세균에 감염됐다고 해도 대부분 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세균을 죽이는 치료를 하다 보니 위식도 역류 질환이 더 많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관련 전문가들이 이런 연구를 종합해보고, 몇 가지 사례를 제외하고는 치료를 권장하지 않은 것이다.
박미경 리포터 rose4555@hanmail.net
도움말 이동호 교수(분당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재규 교수(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항생제 치료 후 내성이나 재발의 위험은 없을까?
헬리코박터균은 우리 몸에 사는 일종의 세균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으면 치료가 되지만, 위산이 있어야 살 수 있어 위산 억제제를 같이 먹으면 효과가 더욱 크다. 따라서 헬리코박터균 치료제는 보통 항생제 2종류와 위산 억제제 1종류를 포함해서 모두 3종류의 약을 7~14일 먹으면 80퍼센트 정도 없어지므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를 먹으면 치료될 수 있다.최근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지면서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받아도 균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이러한 경우 2차 치료를 통해 균을 없앨 수 있다. 재발 가능성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성인의 경우 균을 없애고 나면 1년 안에 재발할 가능성이 2~3퍼센트로 낮은 편이다. 약 복용 한 달 후 확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 어떤 검사로 알 수 있나?
혈액검사, 위내시경 조직검사와 요소 호기 검사(음주 단속 검사처럼 약을 먹고 입으로 불어서 나오는 날숨 속의 성분을 조사하는 방법)가 있다.
위암 예방 차원에서 이 균을 없애야 할까?
위암과 헬리코박터균의 연관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한 환자와 보균 환자의 위암 발생률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위암과 연관성은 있지만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없기 때문에 치료를 권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헬리코박터균을 반드시 치료해야 할 경우는?
우선 가족력에 위암이 있는 경우에는 위암 발생 확률이 6배 정도 이므로 반드시 치료할 것을 권한다. 또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 점막 절제술을 한 경우 외에 궤양 등 염증이 심한 경우 치료하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경로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감염 경로는 없지만 사람과 사람의 접촉으로 추정된다. 헬리코박터균은 대부분 아동기에 주로 일어나는데 가족 내 감염, 특히 어머니에게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어린아이들에게 음식물을 씹어주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술잔 돌리기나 키스로도 감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시중에 판매되는 유산균 음료는 헬리코박터
치료나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헬리코박터균 수를 부분적으로 억제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박멸하지는 못한다. 균은 금세 증식하므로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치료보다는 보조 역할을 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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