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겨울축제인 강원도 화천군 산천어축제가 결국 구제역으로 취소됐다.
화천군 나라축제 집행위원회는 11일 긴급회의를 열고 논란 끝에 투표를 진행해 강행 2표, 취소 8표, 무효 1표로 산천어축제를 취소했다.
화천군 관계자는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산천어축제를 포기했다”면서 “특히 11일 군내 대성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당초 8일 개막하기로 했던 축제를 15일로 연기했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하자 결국 ‘축제취소’라는 강공책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구제역으로 축산농가에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산천어축제까지 취소돼 지역경제가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지난해에만 13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만도 533억 원으로 추산된다. 연간 화천군 관광객이 200여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관광객이 날아간 셈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구제역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결국 축제 강행 주장을 눌렀다”면서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중앙정부와 강원도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화천 산천어축제가 취소됨에 따라 1월 말과 2월에 개막 예정이던 강원도 겨울축제는 줄줄이 취소될 가능성 커졌다.
산천어축제와 개막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던 평창군 송어축제는 8일 개막돼 현재 진행 중이다. 하지만 구제역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평창군 관계자는 “당초 지난달 23일 개막하려고 했지만 구제역 발생으로 일주일 연기한 바 있다”면서 “행사 주체가 민간으로 이미 시설투자 등으로 15억 원이 투입된 상태라 군청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평창군은 축제 취소나 연기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 구제역 확산에도 스키장은 계속 영업을 하지 않느냐는 불만이 있다”면서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출입구마다 소독 장비를 설치하는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평창군의 설명에도 강원도 등은 구제역 확산을 우려하며 속만 끓이고 있다. 다음달 14일부터 20일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동계올림픽 후보개최지 현지실사가 평창에서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경우 평창은 개최지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평창군은 지난 8일 대관령면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상태다.
강원도와 평창군은 당초 실사단에게 보여주기 위해 송어축제를 2월 6일에서 2월 17일로 연장해놓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일정 축소를 검토 중이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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