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영어의 ‘no free lunch’ 란 말에서 유래한다. ‘세상살이에서 일정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 거저 얻는 것은 없다’는 뜻으로 미국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다. 19세기에 바에서 술을 시키면 공짜로 점심을 제공한 데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카고대학의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만은 이 말을 제목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하는 책을 냈다. 국가의 지원을 최소화하고 모든 경제 활동을 개인의 자유와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경제가 발전하고 선순환 한다는 자유주의적 경제 원칙을 말하는 상징적 어휘다.
우리나라에서 쓰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 라는 말도 이 말과 맥이 닿는다. 조금은 뉘앙스가 다르지만 러시아에서는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있다’ 라는 속담도 있다. 이는 대가를 치르지 않고는 얻는 것이 없다는 뜻만이 아니라, 힘들이지 않고 공짜로 얻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뜻이다. 모름지기 모두 공짜를 조심하라는 의미이다.
프로이트는 인간 행동도 경제의 법칙에 따른다고 하였다. 즉 최소의 정신적 에너지를 투입하여 최대의 효과를 나타내는 효율의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효율만이 아니라 최소한일망정 무언가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얻고자 하는 것이 크다면 비례하여 투입하는 것이 더 커져야 하는 것도 경제의 법칙이 아닐까.
아무런 투입 없이 중요한 것을 기대한다면 성과가 있을 리 없다. 단주가 그렇다. 아무런 투입 없이 단지 결심과 의지만으로 바로 단주할 것으로 기대하는 수가 흔하다. 비상한 노력과 매우 큰 대가를 치르고 어렵게 얻은 타인의 단주를 그저 손쉽게 이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신만큼은 아무 손해 안 보고 바로 단주에 성공할 것으로 막연히 기대하는 수도 있다.
단주와 회복이 인생의 큰 목표라면 그만큼 바쳐야 한다. 단주생활을 잘 끌어가기 위해서는 규칙적, 규범적, 균형적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상생활을 이런 식으로 바꾸자면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더불어 강조하는 것이 정의로운 생활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불의를 보면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이 외부의 대상에 대한 것이 아니다. 부정한 이득을 기대하거나 계산하지 않는다는 것, 나아가 손해를 보아야 할 때는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자신에 대한 마음가짐을 말한다. 일상의 구체적인 생활에서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여 정신자세와 가치관이 달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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