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번째 가입 … 50만 이상 도시에선 세계 최초
전주한옥마을이 국내에서 7번째로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에선 세계에서 처음이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최근 전주한옥마을과 남양주시 조안면을 국제슬로시티로 동시 지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8개 지역이 국제슬로시티연맹에 가입하게 됐다.
전북에선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주한옥마을은 인구가 밀집된 도시지역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간 한국에서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남 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경남 하동 등 6개 지역이 깨끗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지역인데 반해 전주한옥마을은 인구 65만명의 도심에 위치해 있다.
인구 5만명 이하 지역에 대한 꼼꼼한 실사를 통해 지정하던 기존의 슬로시티 가입요건으로 보면 전주한옥마을의 지정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주시는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에 초점을 맞춰 가입 가능성을 타진했다.
전통이 보존되고 지역주민 중심의 삶이 있는 도시를 대도시 안에 보존하고 있다는 점을 역으로 제안한 것이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에 4000여명의 주민이 700여채의 한옥을 지키며 살아가는 국내 유일의 한옥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진 조선왕조의 발상 △한국음식을 대표하는 전주비빔밥 등 슬로푸드 콘텐츠 △한지와 한지공예품, 판소리 등 한스타일의 본고장이란 점을 부각시켰다.
여기에 올해 처음 문화부가 전주한옥마을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한 것도 이번 지정에 촉매제가 됐다. 전주한옥마을은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만큼 국내외에서 인정 받고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실사를 위해 전주를 방문한 국제슬로시티연맹 지안 루카 마르코니 회장은 "전통적 가치에 현대를 접목할 줄 아는 도시"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국제연맹 이사회에 참석한 손대현 한국본부 위원장은 "전주는 한국 전통문화의 수도로서 슬로시티에 가입할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면서 "한국적 전통문화의 원형과 음식문화가 있는 도시의 중심에 한옥마을이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전주시는 슬로시티 인증서를 전달 받은 후 ''전통문화중심 슬로시티, 전주한옥마을 만들기''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가 한국 전통문화의 수도라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증 받은 것"이라며 "전통문화와 골목문화,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살려 대도시 최초의 슬로시티 모델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밝혔다.
슬로시티는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를 뜻하며, 지정되면 마을의 시설과 자연경관 자체가 관광상품이 되고 국제적인 친환경 도시로 전 세계에 알려져 인지도 제고와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 보존에 주안점을 둔 만큼 선정된 지역을 4년마다 재실사해 선정당시의 가치 훼손 등을 꼼꼼히 살핀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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