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떠올리는 중국음식점의 만두는 자장면, 짬뽕, 탕수육을 시키면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 메뉴 정도이다. 그런데 33년간 만두를 전문으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있다. 단계동에 있는 동승루가 바로 그곳이다.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난 동승루 손낙의(56) 대표는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럽게 요리를 배우며 자라난 화교 2세이다. “아버지는 아주 유능한 요리사였습니다. 너무 엄하셔서 정말 힘들게 요리를 배웠지요.” 중국 산둥이 고향인 아버지는 어린 시절 고향에서 자주 만들어 먹었던 만두를 특히 잘 만들었다. 고기와 부추, 호박으로 속을 채운 산둥 만두는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그런 아버지와 함께 33년 전 중앙동에 만두전문 동승루를 열었다. “처음에는 고전했어요. 자장면 먹으러 왔는데 만두 밖에 없다고 손님들이 그냥 나가더군요. 그래도 만두만 열심히 만들었지요.” 그렇게 입소문이 나면서 멀리서도 만두를 사러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탈 즈음 IMF가 터졌다. 결국 만두만으로 버틸 수 없었던 손 대표도 자장면과 짬뽕 등 10여 가지의 메뉴를 추가하게 된다. 다른 중국음식점에 비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메뉴에 배달도 안 되지만 만두 전문점이니 어쩔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8년 전 단계동으로 가게를 이전하며 여전히 만두전문 동승루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는 손낙의 대표에게 요즈음 고민이 있다. 만두 기술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손 대표의 고민은 오랜 세월동안 그의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 한결같은 만두를 내놓고 싶다는 마음에서 생겨난 것이리라.
문의 : 742-8166
배진희 리포터 jul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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