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씨년스러운 늦가을, 큰 맘 먹고 대학로로 외출을 감행한다. 추억이 묻어나는 마로니에 공원을 거닐며 눅눅한 기분을 날려버릴 뭔가가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그 때 거리 곳곳에 나뒹구는 수많은 공연 포스터에 시선이 꽂힌다. 하지만 웬 공연은 그리 많은지 막상 고르려니 난감하다. 이럴 때 필자는 오픈런 작품을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오픈런 작품은 대부분 오랜 시간 관객들의 검증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학로극장 ‘가자’에서 공연 중인 연극 ‘룸넘버13’도 대표적인 오픈런 작품이다. 지난 2008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연극을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재미있고 웃기는 연극이라 말한다. 유치하지 않게 웃음을 끌어내는 코미디에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소재의 정치풍자를 더해 연극의 묘미를 배가시킨다.
영국 최고 권위의 로렌스 올리비에 베스트 코미디상 수상작인 ‘룸넘버 13’은 연극 ‘라이어’의 작가이자 대표적인 영국 극작가 레이쿠니(Ray Cooney)의 작품이다.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을 넘나들며 능력을 인정받은 양혁철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이 연극은 여당 국회의원과 야당총재 비서의 스캔들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상영 중이다.
막 일을 치르려는 순간 난데없이 시체가 발견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모든 일을 비서인 조지에게 떠넘기려 하는 데 사태는 심각하게 점점 꼬여만 간다. 이 때 설상가상으로 야당총재 리차드의 부인이 호텔에 등장하고 비서 제인의 남편까지 등장해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이 극의 포인트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이 기막힌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관객들에게 폭소와 재미를 준다는 점에 있다. 대학로 극장 가자 오픈런(공연문의 02-742-7611~2)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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