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 소셜네트워크

소셜 네트워크의 혁명, ''facebook''

지역내일 2010-11-29
‘페이스북(facebook)’으로 전 세계에서 최연소 억만장자가 된 ‘마크’를 둘러싼 하버드 천재들의 아이디어 전쟁이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개봉 전부터 국내 영화팬들의 성화에 조기 유료시사회를 열만큼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힘은 막강했다. 그 막강한 힘은 아직 스마트폰은 만져본 적도 없는, 낼모레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아줌마에게도 통했나 보다. 챙겨야 할 집안대소사에 마감시켜야 할 원고를 모두 제쳐놓고 개봉 첫날 극장으로 향한걸 보면 말이다.

바야흐로 이제는 소셜 네트워크의 시대
누구에게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계정 하나쯤은 기본이 됐다. 나처럼 소셜 네트워크가 없는 이들은 ‘혹시나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을 받지 않을까’ 속으로 노심초사하는 시대이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정보를 팔로어들과 아낌없이 나누는 인터넷 마당발은 더욱 각광받는 시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듯이 소셜 네트워크 역시, 수많은 장점만큼이나 문제점과 부작용들이 뒤따르고 있어 사생활 정보 누출로 인한 각종 소송과 현실세계에서의 어려움이 불거지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소셜 네트워크는 우리 인류사에 있어서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왜, 어떻게 이런 혁명을 일으켰을까? 

화는 2003년 가을, 컴퓨터 천재 마크가 여자 친구에게 차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철저히 자신의 기준에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마크는 여친이 다니는 보스턴대 쯤은 학교로도 보지 않으며, 서로 소통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관심사만 내뱉다 결국 그녀로부터 ‘재수 없는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마크는 여친에게 버림받고 기숙사로 돌아와 홧김에, 그리고 술김에 하버드 기숙사 여학생 명단을 해킹해 이상형 찾기 사이트를 만들어 대학 내 서버를 마비시킨다.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할 어린 나이 스무 살. 앞으로의 혁명은 그렇게 어설프고 부족할 수밖에 없는 관계에서 시작되었다. 

세계를 바꾸는 혁명의 시작이 된 관계
실제 페이스북 창업자의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속 마크는 세계 최연소 갑부로 등극하며 컴퓨터 천재라는 수식어가 당연할 정도로 스마트하다. 그렇지만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여느 대학생이나 다름없는, 심지어 자신의 존재가 왕따임을 인정하는 열등감까지 갖고 있는 여린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뭔가 세계를 바꾸는 위대한 힘은 전 세계를 향한 깊은 인류애와 위대한 정신, 티끌만큼의 부족함도 없는 완벽함에서 시작되었으리라는 우리들의 믿음에 이 영화는 진실은 다를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현재 가입자 수만 약 5억 명인 세계적인 기업, 페이스북의 시작도 실은 비밀 엘리트클럽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 여자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나를 포함한 관객들이 살짝 안도하지 않았을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영화는 5억 명의 친구가 생겼지만 진짜 친구는 적이 되어 소송을 벌여야만 하는 마크의 외로움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러나 작가 아론 소킨의 치밀한 각본과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뛰어난 연출이 하모니를 이루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전 세계 관객들의 기대에 부흥하는 완성도 있는 영화가 되었다.

박수진리포터 icoco1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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