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물과 싸우지 않듯이

지역내일 2010-11-25

옛말에 ‘물고기는 물과 싸우지 않고 주객은 술과 싸우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른 송년 모임이 시작되고 있는 요즈음, 미리미리 건강관리 대책을 세워놓아야 하겠습니다. 즐겁고 편안하면서도 부담 없는 술자리가 될 수 있도록 음주문화도 바뀌어야 하겠습니다.
옛 어른들께서는 ‘술을 아름답게 마실 것’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습니다. “술에 취해 평상심을 잃는 자는 신용이 없는 자이며, 우는 자는 어진 마음이 없는 자이며, 화내는 자는 의롭지 않은 자이며, 소란한 자는 예의가 없는 자이며, 따지는 자는 지혜가 없는 자이다. 그런 까닭에 속된 사람이 술을 마시면 그 성품이 드러나고, 도인이 술을 마시면 천하가 평화롭다. 속인은 술을 추하게 마시며, 군자는 그것을 아름답게 마신다.”
아울러 술을 마심에 있어 먼저 경계하며 피해야 할 네 가지를 다음과 같이 꼽고 있지요. “첫째로, 몸이 건강하지 않은즉, 술의 독을 이기기 어려우므로 피해야 한다. 둘째로, 기분이 평정하지 않은즉, 술의 힘을 이길 수 없으므로 피해야 한다. 셋째로, 시끄러운 곳, 바람이 심하게 부는 곳, 좌석이 불안한곳, 햇빛이 직접 닿는 곳, 변화가 많은 곳, 이런 곳에서는 오래 마시거나 많이 마시는 것을 피해야 한다. 넷째로, 새벽에는 만물이 일어나는 때다. 이때 많이 마신즉, 잘 깨지 않으므로 피해야 한다.”
평소에 술을 편안하고 반듯하게 마시던 사람들도 간혹 무절제하게 과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몸이 좋지 않은데 무리하게 술을 마시거나, 반갑고 즐거운 마음에 들뜬 기분으로 마시거나,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에 폭음 하거나, 소란한 분위기에 휩싸여 무리하게 마시거나, 너무 오랜 시간 술자리가 계속 되면서 과음을 하는 경우입니다. 모두가 옛 어른들이 경계하여 주신 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과음을 하게 되는 경우이지요.
술자리를 통해서 따뜻한 정을 주고받고, 진솔한 대화와 우정을 함께 나누며, 서로 간에 이해를 증진시키는 좋은 기회로 삼기 바랍니다. 물고기는 물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며 헤엄쳐 나가지요. 심지어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 때도 물의 힘을 이용하여 가볍게 거슬러 올라갑니다. 술을 마실 때도 술을 이기려고 술과 씨름하지 말고, 술좌석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즐기기 바랍니다.
바쁜 술자리가 계속될수록 옛 어른들께서 일러주신 ‘아름답게 술 마시는 법’과 ‘술을 마심에 있어서 피해야 할 원칙’을 지켜서 올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늘푸른한의원 김윤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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