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란 비장애인의 편견 속에서만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조금은 어눌한 말과 민첩하지 못한 행동을 할지라도 무한한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다만 사회와 이웃인 우리가 기회를 주지 않을 뿐. 많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는 한사랑복지센터에서 만난 그들은 밝고 건강해 보였다. 한사랑에서 만들어 낸 맛있는 두부와 김밥, 멋진 카드는 당당한 삶의 주체자로 변모해가는 그들의 분신이었다.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다 해내요~
화서동에 마련된 한사랑 자연두부 공장. 따끈따끈하게 만들어져 나오는 고소한 두부냄새가 공장안을 둘러싼다. 근로장애인 임준옥(26)씨와 이선형(25)씨는 두부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콩을 고르고, 완성된 두부를 포장해 스티커를 붙이는 일이 그녀들의 일. 가끔씩은 포장된 두부를 배송하는 일도 맡는다. 길 찾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여럿이 모여 하는 일은 언제나 신난다. 한사랑복지센터 안에서는 꼬마김밥 싸기도 한창이다. 보통 김밥보다 작아 앙증맞은 김 위에 밥을 얇게 편 뒤 색색의 재료들을 놓고 동그랗게 말아내자면 약간의 기술도 필요하다. 하지만 작업복을 입고 열중인 그네들은 조금 서툴러도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함께 일을 하는 선생님, 자원봉사자, 친구들과 즐겁게 나누는 대화는 재미있기만 하다. 근로장애인 양신애(27)씨는 김밥 만들기도 잘 하지만 수공예카드에 더 재능을 발휘한다. 민화를 그려 카드를 만드는데 자신의 ‘새 그림카드’를 연신 자랑한다.
한사랑복지센터 최인숙 사회복지사는 “한사랑의 근로장애인들은 적성에 맞게 두부, 김밥, 카드 만들기 등에 참여해 자신의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처음에는 속도도 느리고 어설퍼도 반복적인 노력으로 제 몫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 무한한 재능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사랑 자연두부·꼬마 김밥 정직한 재료로 깜짝 놀랄 맛을 내다
한사랑 가족들이 정성으로 만들어내는 두부와 김밥 맛은 어떨까?
100% 국산콩을 사용해 화학첨가물(소포제·방부제·유화제 등)을 전혀 첨가하지 않는 자연두부는 전통의 맛 그대로다. 두부공장의 고소한 향기는 역시나 맛에도 고스란히 배어있다. 음식 맛은 좋은 재료와 정성에서 온다고 했던가.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친 두부는 모양은 울퉁불퉁해도 맛만은 여느 두부와 비교할 수 없다. 또 다른 장점은 당일 생산된 신선한 두부를 직접 배달해 준다는 것이다.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꿈을 안은 자연두부는 그 마음 그대로를 담아 가가호호 방문하고 있다.
꼬마김밥은 상상 밖의 맛을 전해준다. 대한민국 최초로 특허를 획득한 꼬마김밥은 일반인들은 5가지, 아이들은 4가지 다양한 종류의 맛을 즐길 수 있다. 한 녀석은 상큼한 깻잎을, 한 녀석은 영양만점 참치를, 다른 녀석은 노란 치즈나 닭갈비를 품고 만들어진다. 어떤 맛일까 기대하며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한데 어느 것을 한 입 베어 물더라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맛도 맛이지만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꼬마김밥은 먹기에도 편해 학교·유치원·기숙사 등의 간식용으로 또는 각종행사나 나들이에 안성맞춤이다. 한사랑복지센터(정자동 정자종합상가 305호)에서 판매되며, 최소 주문 금액이상일 때는 수원 어디나 방금 만든 한사랑 꼬마 김밥이 배달된다. ‘관광도시 수원의 대표 명품 김밥으로도 명성을 떨칠 예정’이라는 한사랑복지센터 이영설 원장은 꼬마 김밥을 먹는다는 것은 명품을 맛보면서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기회까지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근로장애인들과 좋은 먹을거리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파
한사랑복지센터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능력으로 좀 더 전문적인 직업을 가지고 즐겁게 일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에 설립되었다. 이원장은 “보통 장애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와 격리돼 집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도 직업인으로서의 돌파구를 마련해 주고자 했다. 5000명의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사랑에서는 직업체험 외에도 요가·독서교실·노래교실·캠프·등반 등의 문화활동 및 특별활동을 한다. 그런 활동의 결과는 어휘력이나 사회성을 향상시켜 삶의 질을 높여주고 주체적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지역사회나 주변으로부터 도움만을 받기보다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엄선된 재료와 양심을 담아 정직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한사랑의 먹거리 사업에 대한 이원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장애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라는 한사랑복지센터의 슬로건이 마음에 꽂힌다. 오늘 그들의 정성어린 먹거리를 이용하면서 작은 디딤돌 하나 새로 놓아볼 참이다.
문의 한사랑복지센터 070-8637-1333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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