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잔칫집에는 꼭 떡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이 잔치를 통해 서민에게 베푸는 음식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래서 신분을 막론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바로 떡이었다. 현대에는 서양의 케이크나 빵이 일반화 됐지만 아직도 우리 생활 속에서 떡은 건강식이라는 생각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도시마다 떡 카페가 서서히 늘고 있다. 원주에도 직접 가루를 빻아 손으로 당일 만들어 차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판매하는 떡 카페 ‘다래연’이 생겼다.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떡 카페
일반 찻집과 다르게 산뜻하고 밝은 분위기가 마음을 환하게 만드는 ‘다래연’은 오방색으로 알록달록 만들어진 떡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창가에 늘어선 떡 케이크는 제과점에서 보는 서양의 색과는 다른 우리만의 색을 자랑한다. 얌전히 수놓은 베가 탁상 보를 대신하고 오래도록 고아 만든 향긋한 한방차의 향기는 고향집에 내려와 할머니가 끓여주는 따뜻한 차를 마주한 느낌이다.
‘다래연’의 안주인 김숙영 대표는 “늦게 결혼해 아이들이 어려요. 좋은 음식 먹이고 싶어 전통 음식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건강에 좋고 떡의 아름다운 매력에 빠져 결국 떡 카페까지 열게 됐어요. 떡 카페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떡 카페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한다.
김숙영 대표는 서울에 있는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부설 평생교육원’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니며 폐백, 이바지, 떡, 한과 등 전통음식을 배웠다. 남편 고병환 대표 역시 떡 카페를 열기 위해 떡 경영 CEO 과정을 마쳤다. 방앗간 시설부터 떡 기계 하나하나까지 직접 마련해가며 준비한 ‘다래연’이 드디어 문을 연 것이다.
●맛있는 떡은 좋은 재료에서 출발
‘다래연’ 메뉴 옆에는 ‘맛있는 떡은 좋은 재료에서 시작한다’라는 문구가 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자부심이 엿보인다. 제철의 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다래연’의 떡은 계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쑥떡은 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채취한 쑥을 얼려 보관했다가 사용하기 때문에 쑥떡을 먹으면 쑥이 그대로 씹힌다. 씹을 때마다 퍼지는 쑥 향기는 거짓 없는 ‘다래연’을 느낄 수 있다.
김숙영 대표는 “떡에는 밤이 많이 사용되는데 조림 밤을 사용하지 않고 생밤을 직접 구입해 일일이 손으로 까다보니 밤 까며 밤을 지새우기 일쑤입니다. 약식에는 일반적으로 흑설탕이나 카라멜을 사용하는데 ‘다래연’에서는 대추를 몇 시간이고 끓여 고를 내어 단맛을 만들기 때문에 인스턴트나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 웰빙 음식이죠”라고 한다.
떡의 색은 모두 천연 재료를 이용한 우리 전통 색이다. 딸기 떡에는 직접 구입한 딸기를 얼렸다가 필요할 때마다 갈아 색을 내고 호박떡은 단호박을 이용해 색을 낸다. 그래서 그날의 재료에 따라 색이 진하기도 하고 흐리기도 해 자연색을 즐길 수 있으며 같은 색의 떡이 하나도 없다. 쌀은 원주토토미만을 사용해 알맞은 간으로 떡을 만들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다.
●오래도록 정성껏 고은 한방차와 손수 빚은 떡
카페에는 역시 커피가 빠질 수 없다. 커피는 케이크나 초콜릿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면 편견을 깨라. 커피의 향과 어우러지는 전통 떡은 속을 편안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달지 않고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기 때문에 잘 어울린다.
이왕이면 ‘다래연’에서는 한방차를 즐겨보라. 오미자차나 대추영지차 모두 직접 구입한 국내산 재료를 오래도록 정성을 다해 달여 만들었기 때문에 차의 향기와 입안에 감도는 맛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김숙영 대표는 “떡은 쌀가루만 빻아다 놓으면 20분여 시간만 투자해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전통 음식인데도 힘들다는 편견 때문에 시도하지 않기 때문에 보편화되지 않았을 뿐이죠.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떡을 많이 사랑해 주세요”라며 “앞으로는 어린이 떡 지도사로 활동하고 싶어요. 어린이들에게 떡이 익숙해진다면 앞으로 떡의 문화도 바뀌겠죠”라고 한다.
문의 : 761-0700
신효재 리포터 hoyja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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