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소아한의원-동의보감해독한의원] 아이가 배 아플때, 밥 안먹을 때, 코피날때

7살 예은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 … 녹용 넣은 소청룡탕 처방을

지역내일 2010-11-09 (수정 2010-11-09 오후 3:13:00)



커다란 눈망울에 동그란 얼굴, 유난히 흰 피부를 가진 7살 예은이가 본원을 찾은 것은 작년 이맘때였다. 감기가 걸린 지 거의 6주가 되어가는데도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서 본원에 내원했다는 것이다. 

복진으로 진단

평소 예은이가 감기를 얼마나 자주 걸리냐고 물으니 1년에 거의 4회 이상 걸린다고 했다. 그 시기가 봄에, 여름에서 가을로 갈 때, 한겨울이라고 했다. 바로 그때가 늦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면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는 때였다. 

감기의 양상을 물으니 감기가 오면 목이 붓고 열이 나는데 이때 처치가 잘 되지 않으면 콧물감기로 진행된다고 했다. 평소에도 비염 증상인 재채기, 콧물, 코막힘이 있는 편이여서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쐬거나 약간 춥다고 느껴지면 맑은 콧물이 고이거나 주루룩 흐른다고 했다. 복진(腹診: 복부를 직접 만져서 병의 원인을 판단하는 진단의 한 형태)을 하려고 배를 열어보니 피부가 흰편이었다. 



시진으로 진단

한의학에서는 시진(視診:색이나 모양을 보고 체질, 경향성, 예후 등을 판단하는 진단의 한 형태)이라는 것이 있다. 시진에서는 피부의 색이 흰 경우는 폐의 기능이 약하다고 본다. 예은이는 어렸을 때는 지금보다도 더 잦은 감기를 앓았고 폐렴까지 걸린 적도 있다고 했다.

배 여기 저기를 만져보니 명치 밑을 누를 때 얼굴을 찡그린다. 또 오른쪽 갈비뼈 밑 부위를 눌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저곳에 통증이 있는 경우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 간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신경이 예민하거나, 폐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 등 대단히 많다.



문진으로 발견

예은이는 증상으로 볼 때 폐의 기능저하로 폐순환이 되지 않아서 폐 주변 조직으로 체액의 정체가 있는 것을 판단되었다. 식욕이라든지, 수면관계 등을 묻는 문진(問診: 환자의 증상에 대한 질문과 답을 통해서 병의 실체를 파악하는 진단의 한 형태)을 하는 도중에 특이증상 2가지가 발견되었다.

배가 자주 아프다는 것이다. 밥 먹으라고 하면 배가 아프고 밥 먹는 도중에도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화장실에 간다는 것이였다. 현대의학용어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이였다. 아까 복진에서도 복직근 상의 딱딱한 경결점들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었다. 



코피와 성장통

또 코피도 흘리는 편이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날 때 또는 세수할 때 이따금씩 코피가 난다는 것이었다. 코피가 자주 날 때의 민간요법은 아이가 밥 먹을 때 반찬으로 연근뿌리를 자주 먹이면 코피가 나지 않는다. 아이가 연근을 먹지 않거나 싫어 할 경우는 잘게 썰어서 밥을 할 때 미리 넣어 연근밥을 해서 잡곡밥으로 먹게 하면 된다. 바로 코피가 나지 않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혹시 다리 아프다고 하지 않냐고 물으니 그렇지 않아도 깜빡했다면서 봄부터 밤에 다리 아프다고 주물러달라고 자주 한다고 했다. 성장통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무릎 주위로 다리가 아픈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배가 아픈 것이다. 다리가 아픈 것은 성장에 필요한 뼈의 기운의 부족을, 배가 아픈 것은 근육의 기운의 부족을 의미한다. 



소청룡탕 처방
 

얼핏 보기엔 너무나 다양한 증상으로 치료가 어려울 것 같아 보이지만 예은이는 녹용을 넣은 소청룡탕이라는 하나의 처방을 2개월간 복용함으로써 모든 증상이 호전되었다.

여러 병에는 뿌리가 있기에 그 뿌리를 찾는다면 병은 나을 수 있다. 이렇게 뿌리에 딱 맞는 처방을 적방이라고 한다. 가끔씩 침을 맞으러 오시는 예은이 아빠에게 “요즘 예은이 어때요?”라고 물으니 “원장님 덕분에 한번도 감기 안 걸렸는어요” 라는 대답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우쭐해진다.


글 구미소아한의원 동의보감해독한의원 김영욱 원장(한의학 박사) 
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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