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60년’에 특별한 의미를 둔다. 사람이 60년을 살면 크게 잔치를 열어 축하한다. 60년을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여긴다. 그런 점에서 2010년은 특별한 해이다. 6.25 전쟁이 발발한지 6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수많은 이산가족들에게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흩어진지 6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그 기나긴 시간 동안 부모와 자식이, 형제와 자매가 휴전선에 막혀 통할 수 없었다. 전쟁으로 흩어진 가족들이 아직도 남한과 북한 땅에서 다시 만날 날을 눈물로 기다리며 늙어가고 죽어가고 있다. 살아 있는 가족들이 자동차로 불과 몇 시간 거리에 살고 있으면서도 살아 있을 때 꼭 한 번 만나기를 간절히 소망하다가 아쉽게 인생을 마감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은 너무나 비인간적이다. 지구 위의 무수한 나라들 가운데 정치적, 사상적 이유로 부모 형제 자매를 60년 동안이나 인위적으로 흩어지게 하고 갈라놓은 나라는 남북한이 유일하다. 60년 동안이나 남한과 북한은 피와 살로 맺어진 수많은 가족들을 분리시킨 채 아직도 그 비인간적인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8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 늦가을 금강산이 60년 만에 만난 혈율들의 눈물 속에 잠겼다. 팔구십대 할아버지·할머니가 되어버린 아버지·어머니가 이미 육칠십대 할아버지·할머니가 되어버린 아들·딸을 3일 동안 만났다.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는 이번 첫 만남이 그들의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남북한 간 갈등으로 13개월 만에 겨우 성사된 이번 상봉 행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남북한 간의 불신과 정치적 이기심으로 볼 때, 아직도 상봉하지 못한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 그 한(恨)을 풀 수 있을지는 비관적이다.
가족이 흩어진지 60년이 된 지금, 이산가족들은 평생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속속 세상을 떠나고 있다. 또 살아서 상봉을 하더라도 노령으로 의식이 혼미하여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나라는 중요하다. 그러나 나라의 기본 단위는 가정이다. 통일되길 진정으로 원한다면 이산가족들이 우선 통하게 해야 한다. 남북한 당국은 경제통상을 논하기 전에 최우선적으로 이산가족들이 통하게 해야 한다.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통하게 될 때 나라가 모여 통하게 됨을 깨달아야 한다.
통가정연구소 이승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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