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신경 질환에 시달린 끝에 자살하면서 남편에게 유서를 남겼습니다. 보통의 부부생활 거부라는 황당한 조건으로 결혼, 아이를 갖지 않았던 건 6살 때부터 의붓오빠에게 못된 짓을 당한 나머지 몸에 대한 혐오감과 수치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유서는 이렇게 끝납니다. ‘추행과 폭력이 없는 세상, 성차별이 없는 세상에 대한 꿈을 간직한 채 저는 지금 저 강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울프 같은 여성도 과거의 끔찍한 기억을 극복하지 못하고 일생을 불행 속에 살다 간 셈입니다. 남편 레너드는 아내의 죽음 앞에서야 겨우 그 끔찍한 고통을 알게 된 것입니다. 울프가 간절한 소망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도 피해자들은 겁이 나서 혹은 창피해서 자신이 겪은 일을 쉽사리 털어놓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면 성 폭행 후유증으로 당사자는 물론 가족의 삶까지 송두리째 망가질 수 있습니다.
성폭력은 아는 사람을 통해 더 잘 발생하고 날이 갈수록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빈번하게 발생해서 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도 성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성폭력을 어떻게 예방할지, 그러한 상황이 닥쳤을 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당한 후에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잘 알아둬야 합니다.
먼저 성폭력의 위기에 빠졌을 때는 초기에 강하게 반항을 해야 합니다. 가해자는 여성이 소극적으로 저항하다 결국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약 반항을 하였을 때 상대가 거칠게 나오면 복종하는 척하다가 급소에 일격을 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처음 상대방이 접근해오는 몇 초가 달아나기 쉬운 가장 좋은 때이므로 무조건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는 게 좋습니다. 차를 타고 있는 경우라면 먼저 경미한 사고를 일으켜서 위기를 모면할 기회를 잡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성폭력을 당한 경우라면, 빠른 시간 내에 씻지 않은 상태로 가까운 산부인과나 응급실에 가서 검사 및 처치를 받습니다. 어떤 부상을 당했는지 확인하고 성병 및 임신을 방지할 수 있는 치료를 받고 증거물을 수집하여 가해자를 잡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간단한 외음부검진, 질내 검사, 혈액 채취, 그리고 소변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잡힐 때까지는 안전한 곳에 피해 있는 게 좋습니다.
가능하면, 밤늦게 혼자 다니는 것은 피하는 게 좋지만 불가피한 경우엔 휴대용으로 호각이나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물건을 지니고 다니는 게 좋고, 택시를 타는 경우엔 차번호를 휴대폰에 남겨놓고 의심나는 방문객이 있으면 집에 다른 가족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지혜롭게 대처하도록 합시다.
우성애산부인과의원 우성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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