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엠의원
고우석 원장
의대를 졸업하고, 대학교수를 하다 개원을 하고 진료를 한 지 벌써 23년이 흘렀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의사로서 남은 시간이 앞으로가 더 길 것이라고 위안하기도 한다.
얼마 전부터 병원에 시술후기를 작성해 주고 여기저기 퍼트려주는 일을 하는 회사에서 비용과 구체적인 후기작성의 원칙을 내용으로 하는 메일을 종종 받고 있다. 새로 생긴 병원에 갑자기 병원 칭찬과 강추를 내용으로 하는 시술 후기가 폭주하면 부러워하면서도 혹시 이거 가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이런 메일을 받고 나니 어려운 퍼즐을 하나 푼 것 같다.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TV광고에 출연한 유명 연예인이 “잇몸이 좋아졌어요”라고 말한다고 "아, 그렇구나. 그 약을 쓰니까 잇몸이 좋아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케이블TV에서 유명 연예인이 나와서 10 여분을 자기는 정말 이 화장품을 써보고 좋아서 광고성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니 꼭 믿어주셔야 한다는 내용을 반복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보게 된다. 이런 경우는 저자도 정말 그럴까 아니면 이것도 단순히 광고의 일부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글을 읽으면 이상할 정도로 쉽게 믿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잘 모르는 분야의 후기는 항상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다가온다.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신나는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에 후기를 찾아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큰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후기를 과연 의료에서는 누가 써야 할까?’라는 단순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의료의 시술후기를 시술 받은 사람만 써야 하느냐 아니면 홍보를 목적으로 적당히 만들어내도 되느냐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특히나 소비자인 환자와 공급자인 의사의 의견은 다를 수 있다. 또한 의사들 사이에도 통일된 원칙이나 생각이 고르게 퍼져있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있다. 의사를 성스러운 직업이라고 믿고 싶은 의사로서는 최소한 병원에서만은 다른 영역과 달리 시술후기를 시술을 받은 환자만 쓸 수 있는 영역으로 남아 있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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