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어머니의 밥상

한정식 같은 상차림 백반전문 영안정

지역내일 2010-10-29
5000원으로 무얼 먹을까 망설임이 필요 없는 곳이다. 인상 구기지 않고 1인이어도 정성껏 상을 차려준다. 10여 가지가 넘는 밥상을 받는 순간 감격한다. 대접받는 공손한 느낌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점심이나 저녁시간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반찬들도 모두 정성이 묻어난다. 아끼지 않고 수북이 담아낸 밥상, 웃는 낯빛으로 차려주는 살로 가는 밥상, 한 번 먹으면 그 정성으로 인해 다시 찾아가게 되는 밥상. 바로 ‘영안정’이다.
롯데 백화점이 가까워 작가들이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면 이곳에서 뒤풀이 하는 것은 당연시 된다. 값이 싼 것은 둘째치고라도 늘 친절하고 공간이 넓어 40~50여명 분은 물론이고 깔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잘 먹었다’는 기본으로 듣는다.
이곳에서 밥상을 차린 지는 5년이 넘어간다. 며칠 후면 바로 옆으로 이사를 가지만 여전히 상호는 같다. 붕어빵처럼 닮은 모녀가 같이 일한다. 딸인 나희선 씨는 “엄마가 거의 모든 일을 다 한다. 그냥 서빙 정도만 내가 한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딸과 이야기해라. 앞으로는 딸이 하게 될 것이다.”고 말한다.
가격대비 최상의 밥상이다. 찌개 종류는 매일 바뀐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두부가 들어간 청국장, 호박을 넣어 달달한 된장찌개와 묵은 김치로 끓여낸 김치찌개 등이 있지만 단연 일품은 동태 한 마리가 온전히 들어간 시원한 동태찌개이다. 전날 술이라도 한 잔 먹은 날이면 이곳의 동태찌개는 온전하게 그 힘을 발휘한다. 속이 다 시원해진다.
반찬들도 그날그날 바뀐다. 배추 값이 비싸다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이곳에는 예전의 맛 그대로 그 분량으로 등장해 먹는 사람들이 오히려 걱정을 대신해 줄 정도였다. 막 버무린 살아서 밭으로 갈 것 같은 파김치, 푹 삭아 입맛을 돋우는 갓김치는 물론이고 정답게 마주보고 있는 조기며 간장으로 양념해 깔끔한 맛의 불고기까지 없는 것이 없다.
정신없이 먹다보면 젓가락이 한 번도 가지 않은 반찬에 억울해져 밥 한 공기 추가는 물론이고 무한 리필에 또 감격이다. 주인은 “손님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 맛있게 먹는 것에 늘 감사한다. 신선한 재료로 정성으로 조리하면 사람들은 자연히 찾아오는 것 같다. 이사를 가도 여전히 손님들이 찾아오면 좋겠다.”고 웃는다.
메뉴 백반 5000원
위치 구역사거리 소방서 근처
문의 062-228-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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