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돌아보는 인문한 ‘Well-dying Education''
울산 청소년 자살률 3배 증가의 의미
시인 김소엽은 詩로 죽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죽음은 마침표가 아닙니다. 죽음은 영원한 쉼표이자 남은 자들에겐 끝없는 물음표, 어떻게 사느냐는 의미를 덧붙여 주는 따옴표 하나…’
인간은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것인가? 무엇을 위하여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을 늘 안고 살아간다. 그런 물음의 답을 찾으려고 현대인은 아등바등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그에 맞는 현명한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삶을 살다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몇 년 전에 EBS 다큐멘터리 ‘오세이 선생의 교육혁명’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오세이라는 일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의 특별한 수업에 대한 내용으로 ‘죽음’이라는 주제 아래 초등학생들에게 인생의 참의미를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주었다.
오세이 선생은 위암말기로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요즘 대부분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기에 아이들이 죽음이나 죽어가는 사람을 접할 기회가 전혀 없음을 안타까워한 그는 정맥주사를 꽂은 채로 수업을 계획한다. 수업의 소재는 자신의 죽어가는 과정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공포감, 인생의 고통 등 자신의 얼마 남지 않는 삶에 대한 전부이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삶에 대한 진지함, 인생에 있어 여러 가지 고통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들을 몸소 보여주었다.
과연 어린 초등학생들이 이해할까 라는 의문을 주변 교사들이 던지지만 결국 진심은 통한다고 그의 특별한 수업덕분에 이지메현상까지도 사라지는 기적을 낳았다.
오세이 선생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자신의 죽음을 통해 아이들에게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보여 주려고 했다. 그의 마지막 수업 주제인 ‘인생’을 아이들에게 다 풀지 못한 채 그는 세상과 이별을 했다. 비록 한정된 시간 때문에 마지막 수업은 계획에만 그쳤지만 그의 수업을 받은 아이들은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많은 아이들이 그가 두려움과 맞서며 자기 삶을 통해 끝까지 보여준 용기와 인내를 기억할 것이다. 그로인해 자신을 사랑하며 타인들도 사랑할 힘이 생길 것이다.
죽음준비교육은 말기 암환자나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 또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노인들에게만 적용되는 호스피스 교육이 아니다. 그리고 교육의 목적도 단순히 죽음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을 완화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데 만 있는 것도 아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늘 주위에서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기에 그 대상을 한정시키는 것은 말이 맞지 않다. 죽음준비교육은 죽음이라는 인생의 한 단면을 통해 삶에 대한 반성과 좀 더 진지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도록 이끄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 그래서 죽음준비교육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연령에 상관없이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삶의 지침서 같은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죽음준비교육이란 말이 생소하다. 좀 더 구분해서 말하자면 울산 같은 지방에선 더 더욱 낯설고 어색한 말이다. 말만 들어도 움찔거리게 된다. 생소하고 두려운 말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다 거치는 과정이기에 교육을 통해 미리 친해지고자 한다.
죽음과 관련된 교육이라 하면 대부분이 호스피스교육을 떠올릴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차원에서 실시하는 호스피스 교육은 관심만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떤 것인지 다 안다.
호스피스교육과 죽음준비교육은 누구들 대상으로 하고 어떤 목적으로 하느냐의 차이에서 구분이 된다. 호스피스교육은 삶의 끝자락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아름답고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고 죽음준비교육은 유아부터 노인까지 죽음을 매개로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자는, 잘 살아보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삶의 한 과정으로서 죽음에 대한 인식은 자신을 깨닫게 하고, 나의 존재, 나의 가치 뿐 아니라 타인의 존재에 대한 사랑도 새롭게 깨닫게 된다. 삶의 궁극적 목적 또한 새롭게 인식이 될 것이다. 그것이 죽음준비교육의 또 다른 얼굴이다.
요즘 들어 여러 가지 이유로 자살이나 가족자살이 늘어나고 있다. 며칠 전엔 울산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3배로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어제는 가정불화로 가장이 자살한 뉴스가 떠올랐다. 죽음준비교육을 했더라면 이렇게 쉽게 삶을 포기하지 않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드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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