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생태 환경 운동 펼치고 싶어요”
환경오염의 위기가 거론될 때마다 등장하는 책 ‘침묵의 봄’. 평화롭고 아름다운 한 시골 마을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원인 모를 질병과 죽음으로 고통 받는다는 우화로 시작하는 이 책은 인류에게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의미 깊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현대 환경 운동의 대모인 레이첼 카슨이다. 자연과 환경을 사랑했던 카슨. 이 레이첼 카슨처럼 자신도 생태 환경 운동을 펼치고 싶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자신에게 큰 영감을 주었던 또 다른 인물로 한비야씨를 꼽았다.
생태 환경 운동의 연장선에서 한비야씨처럼 기후난민을 돕는 일을 펼치고 싶단다. 많은 학생들이 먹고 살기 편한 꿈을 계산하는 요즘, 지구 건너편 먼 나라 이웃과 하나 뿐인 지구 환경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꿈을 꾸는 사람, 바로 일산대진고 3학년 한슬기 학생이다.
생태연구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다
한슬기 학생은 어릴 적부터 산과 들을 벗 삼아 돌아다니며 관찰일기를 써 왔다. 자연에서 만난 나무와 풀, 작은 벌레들과 새는 관찰일기의 주인공들이었다. 중학교 때 우연히 선생님의 권유로 자연관찰 탐구대회에 출전했는데, 고양시 대표로 선발됐고, 곳이어 경기도 대표로 선발되면서 자신의 흥미와 재능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환경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환경부에서 선정한 생물자원보존 청소년 리더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0년 5월엔 고등부로는 국내 최초로 2010 세계청소년 창의력올림피아드대회에서 3위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미국 테네시주립대학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세계 10만 여명의 학생이 참가했으며, 한국에서만 약 450여 명이 참여했다. 그동안 초중등부의 수상은 종종 있었으나 고등부 수상은 최초여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도 각종 과학대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최근엔 2010년 대한민국 인재상 과학분야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슬기 학생은 “생태 관련 연구는 하면 할수록 그 재미가 더해 깊이 빠져들었다”며 “그러다보니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대회 수상경력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과 나의 실천이 커다란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장항습지는 내 꿈의 고향, 생태적 가치 우수하다
생태 관련 연구는 대부분 야외에서 진행된다. 그것도 자주 꾸준히 나가야지만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현재 고3인 슬기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어머니의 차를 타고 생태연구 현장으로 달려간다. 장항습지나 강화도 논습지 등을 방문해 주변 생물들을 꾸준히 모니터하는 것이 큰 일과다. 현장에서 분주하게 관찰을 하고 나서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자율학습에 참여했다. 시험까지 겹치는 날엔 하루에 두시간 정도 밖에 잠을 자지 못했고 이런 날이 8일이나 계속되기도 했단다. 슬기 학생은 “체력적 한계가 느껴지긴 했으나 이런 과정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하면 할수록 궁금한 것이 늘어나는 생태 연구의 특성 상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연구를 계속했고, 아직도 밝혀내고 증명하고 싶은 연구가 너무 많다”고 전했다.
슬기 학생은 장항습지에 있는 국내 선버들 군락과 말똥게의 상호작용을 연구, 둘의 공생 관계를 밝혀냈다. 특히 말똥게 서식굴을 본뜨는 데 성공해 전국 과학전람회에서 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장항습지는 슬기 학생에게 꿈의 고향 같은 곳이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고라니와 말똥게는 물론 각종 멸종위기의 야생동물 등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면 장항습지는 고양시의 허파입니다. 장항습지는 고양시 도심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며, 홍수를 조절해주고,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로 공생하며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지요. 장항습지는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친환경 생태 공간이랍니다.”
슬기 학생은 미국에서 열린 2010 세계청소년 창의력올림피아드대회에서도 전세계 학생들을 향해 장항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는 홍보활동을 펼친 바 있다. 요즘 슬기 학생은 논습지 연구에 빠져있다. 이미 가까운 일본에서는 논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입증해 낸 바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슬기 학생은 논습지에 사는 주축 생물을 찾아 내 국내 논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밝혀보고 싶다고 한다.
지구를 위한 생태환경 운동 펼치고파
생태적으로 더 현명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 생태지성이다. 누구보다 생태 환경에 관심이 많은 생태 지성인 슬기 학생은 앞으로 대학에서 생태 환경에 대한 공부를 계속해 생태학자가 되고 싶단다. 지구 온난화로 홍수 폭설 가뭄 등 자연재해가 심각해지고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이재민을 기후난민이라고 한다. 슬기 학생은 이 기후난민을 돕는 일에도 적극참여하고 싶단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침팬지 연구자로 잘 알려진 영국의 동물학자 겸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76) 박사는 자신의 새 책 ‘희망의 자연’을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책 속에는 자연의 회복력과 불굴의 인간정신이 있으니 아직 지구에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의 메시지처럼 슬기 학생과의 만남에서 지구의 희망을 봤다.
*한슬기 학생이 운영하는 생태 환경 블로그
http://blog.naver.com/staror7.do
http://blog.naver.com/2maru_good.do
http://blog.naver.com/dorong_maru.do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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