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감거나 목욕 후에 면봉으로 귀를 파는 사람들이 많다. 물기 있는 귓속이 간질간질하기도 하고, 지저분한 귀지를 제거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칫 습관적으로 귀이개나 면봉 등으로 귀를 파면 세균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때 걸리는 병이 바로 ‘외이도염’. 초기에는 빨리 완치되지만 재발 또한 잘 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할 외이도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귀 자주 청소하면 외이도염에 잘 걸려
매일같이 면봉으로 귀지를 제거해온 주부 이명주(36·서울 관악구 난향동)씨는 얼마 전 귀가 간질간질하면서도 화끈거리는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외이도염. 다행히 초기 증세라 일주일 만에 나았지만, 가장 흔한 질병이면서 재발이 가장 많은 병이라는 얘기에 조심 또 조심을 다짐했다. 이씨는 “귀이개 대신 일회용 면봉을 사용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외이도염에 걸렸다. 초기 증세라고 하지만 귀가 아프기 시작하니까 집중도 안 되고 신경이 온통 귀에만 쓰여서 예민해진다. 정말 다시는 걸리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외이도염은 외이도, 즉 고막보다 바깥쪽에 있는 귓구멍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외이도에 난 상처에 세균이 감염되면 ‘급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되기 쉽다.
미래이비인후과 송병호 원장은 “급성 외이도염은 가려움, 통증, 귀가 멍한 증상, 청력 감소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루(외이도를 통해 나오는 액체 분비물)라고 하여 농과 같은 분비물이 나올 수 있고, 귓바퀴를 뒤로 당기면 통증이 유발된다. 수영이나 목욕 후 면봉으로 귀를 자주 청소하면 생기기 쉽다”고 설명한다. 아이들은 물놀이를 좋아하는데다 외이도가 좁은 경우가 많아 물이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아 외이도염이 생길 염려가 있다. 급성 외이도염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항생제를 먹는 것만으로 염증을 없앨 수 있다.
염증이 반복되면 만성 외이도염으로 악화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외래에서 흔한 외이도 질환으로 ‘이진균증’도 있다. 쉽게 말하면 외이도에 무좀(곰팡이균)이 발생하는 것이다”라면서 “이진균이 공중에 떠다니기 때문에 외이도에 언제나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진균이 단순히 외이도에 침입했다고 해서 발병하는 것이 아니고, 외이도가 적당히 습해야 한다. 피부염, 수영, 목욕 등으로 외이도가 습할 때 잘 생긴다”고 전했다.
문제는 외이도 염증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외이도염’이 된다는 것. 귓구멍 깊은 곳에 끈적한 분비물이 고이고, 염증이 악화되어 점차 외이도가 좁아지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외이도가 좁거나 습진, 지루성 피부염, 건선 등 피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만성 외이도염이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반복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령의 당뇨병 환자나 면역억제 환자에게는 악성 외이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외이도와 외이도 주위의 조직, 두개저(뇌를 받치고 있는 뼈)까지 침범해, 귀의 심한 통증과 두통을 호소하고 뇌신경의 마비 증세가 올 수 있다. 심한 경우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입원 치료나 수술이 필요하다.
저절로 마르도록 두고, 면봉 사용 자제해야
외이도염은 너무 습하거나 귀지를 자주 제거하는 경우에 잘 발생하고, 외이도의 상처에 의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외이도가 좁아서 고인 물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라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귓속에 솜을 넣거나 귀마개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는 저절로 마르도록 두는 것을 권하지만, 귓속 물기가 신경 쓰인다면 선풍기 바람이나 드라이어로 살짝 말리는 것이 좋다. 귀지가 거슬린다면 이비인후과에 가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송병호 원장은 “귀지는 외이도를 산성으로 만들고 살균 작용을 하기 때문에 귀지를 너무 깨끗이 제거하지 않는 것이 좋다. 면봉이나 귀이개 등도 사용하다 외이도에 상처를 낼 수 있어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은아 리포터 identity94@naver.com
도움말 송병호 원장(미래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Tip 급성 외이도염의 종류
급성 국소형 외이도염
외이도 입구에 세균이 감염되어 발생. 갑자기 심한 통증이 생기며, 열감을 호소. 귀를 만지면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초기 단계에는 항생제를 주사하거나 복용하면서 증상을 가라앉히기 위해 해열진통제 등을 복용한다. 만약 농이 진행되었다면 절개하여 배농해야 한다.
급성 범발성 외이도염
외이도의 전반적인 세균성 감염으로 보통 ‘급성 외이도염’이라고 부른다. 통증, 가려움, 귀가 멍한 증상, 청력 감소가 있고 주위 피부의 부종으로 외이도가 좁아질 수 있다. 또 이루라고 하여 농과 같은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수영을 자주 하면서 면봉으로 귀를 긁는 경우, 좁은 외이도, 습진, 지루성 피부염, 건선 등의 피부 질환, 당뇨병, 땀이 많은 체질 등에서도 외이도염이 잘 생길 수 있다. 외이도에 상처가 나거나 이물이 들어갔을 때, 보청기나 이어폰을 사용할 때도 외이도염이 잘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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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자주 청소하면 외이도염에 잘 걸려
매일같이 면봉으로 귀지를 제거해온 주부 이명주(36·서울 관악구 난향동)씨는 얼마 전 귀가 간질간질하면서도 화끈거리는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외이도염. 다행히 초기 증세라 일주일 만에 나았지만, 가장 흔한 질병이면서 재발이 가장 많은 병이라는 얘기에 조심 또 조심을 다짐했다. 이씨는 “귀이개 대신 일회용 면봉을 사용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외이도염에 걸렸다. 초기 증세라고 하지만 귀가 아프기 시작하니까 집중도 안 되고 신경이 온통 귀에만 쓰여서 예민해진다. 정말 다시는 걸리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외이도염은 외이도, 즉 고막보다 바깥쪽에 있는 귓구멍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외이도에 난 상처에 세균이 감염되면 ‘급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되기 쉽다.
미래이비인후과 송병호 원장은 “급성 외이도염은 가려움, 통증, 귀가 멍한 증상, 청력 감소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루(외이도를 통해 나오는 액체 분비물)라고 하여 농과 같은 분비물이 나올 수 있고, 귓바퀴를 뒤로 당기면 통증이 유발된다. 수영이나 목욕 후 면봉으로 귀를 자주 청소하면 생기기 쉽다”고 설명한다. 아이들은 물놀이를 좋아하는데다 외이도가 좁은 경우가 많아 물이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아 외이도염이 생길 염려가 있다. 급성 외이도염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항생제를 먹는 것만으로 염증을 없앨 수 있다.
염증이 반복되면 만성 외이도염으로 악화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외래에서 흔한 외이도 질환으로 ‘이진균증’도 있다. 쉽게 말하면 외이도에 무좀(곰팡이균)이 발생하는 것이다”라면서 “이진균이 공중에 떠다니기 때문에 외이도에 언제나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진균이 단순히 외이도에 침입했다고 해서 발병하는 것이 아니고, 외이도가 적당히 습해야 한다. 피부염, 수영, 목욕 등으로 외이도가 습할 때 잘 생긴다”고 전했다.
문제는 외이도 염증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외이도염’이 된다는 것. 귓구멍 깊은 곳에 끈적한 분비물이 고이고, 염증이 악화되어 점차 외이도가 좁아지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외이도가 좁거나 습진, 지루성 피부염, 건선 등 피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만성 외이도염이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반복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령의 당뇨병 환자나 면역억제 환자에게는 악성 외이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외이도와 외이도 주위의 조직, 두개저(뇌를 받치고 있는 뼈)까지 침범해, 귀의 심한 통증과 두통을 호소하고 뇌신경의 마비 증세가 올 수 있다. 심한 경우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입원 치료나 수술이 필요하다.
저절로 마르도록 두고, 면봉 사용 자제해야
외이도염은 너무 습하거나 귀지를 자주 제거하는 경우에 잘 발생하고, 외이도의 상처에 의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외이도가 좁아서 고인 물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라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귓속에 솜을 넣거나 귀마개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는 저절로 마르도록 두는 것을 권하지만, 귓속 물기가 신경 쓰인다면 선풍기 바람이나 드라이어로 살짝 말리는 것이 좋다. 귀지가 거슬린다면 이비인후과에 가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송병호 원장은 “귀지는 외이도를 산성으로 만들고 살균 작용을 하기 때문에 귀지를 너무 깨끗이 제거하지 않는 것이 좋다. 면봉이나 귀이개 등도 사용하다 외이도에 상처를 낼 수 있어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은아 리포터 identity94@naver.com
도움말 송병호 원장(미래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Tip 급성 외이도염의 종류
급성 국소형 외이도염
외이도 입구에 세균이 감염되어 발생. 갑자기 심한 통증이 생기며, 열감을 호소. 귀를 만지면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초기 단계에는 항생제를 주사하거나 복용하면서 증상을 가라앉히기 위해 해열진통제 등을 복용한다. 만약 농이 진행되었다면 절개하여 배농해야 한다.
급성 범발성 외이도염
외이도의 전반적인 세균성 감염으로 보통 ‘급성 외이도염’이라고 부른다. 통증, 가려움, 귀가 멍한 증상, 청력 감소가 있고 주위 피부의 부종으로 외이도가 좁아질 수 있다. 또 이루라고 하여 농과 같은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수영을 자주 하면서 면봉으로 귀를 긁는 경우, 좁은 외이도, 습진, 지루성 피부염, 건선 등의 피부 질환, 당뇨병, 땀이 많은 체질 등에서도 외이도염이 잘 생길 수 있다. 외이도에 상처가 나거나 이물이 들어갔을 때, 보청기나 이어폰을 사용할 때도 외이도염이 잘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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