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대구 진악산 등반을 시작으로 하여 지난 9월에는 춘천 오봉산으로 79차 정기산행을 다녀왔다는 봉산산악회를 찾았다. 산이 좋아 산악회에 가입했다가 이제는 사람이 좋아 함께 산을 찾는다는 그들에게서 ‘산(山)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산에 오르면서 마음을 나눕니다
회장과 부회장, 운영위원, 총무, 가이드 등 27명의 임원이 꾸려가는 봉산산악회(회장 강대길)는 일반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매월 넷째 주 일요일에 진행되는 정기산행은 산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함께 할 수 있다.
봉산산악회 등반대장 홍대수(47·봉산동) 씨는 “모두 산을 오르면서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산에 올라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도 나눠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정사를 알게 되고 좋은 일, 궂은 일도 함께할 수 있는 가족이 됩니다”라며 산악회의 취지를 설명한다.
작년 5월에는 원주시 산악연맹과 함께 원주시 지체장애자 도우미 산행을 하며 큰 보람을 느꼈다는 홍대수 등반대장은 “지체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산을 오르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했던 모두가 더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라고 한다.
●함께 하기에 더 좋은 산행
산에 왜 오르느냐는 질문에 누군가는 “산이 거기 있기에 오릅니다”라고 답했다 한다. 봉산산악회 안전대장 정영두(47) 씨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가본다는 설렘, 그리고 산에 올랐을 때의 성취감이 계속 산을 찾게 합니다. 아내와 늘 함께 산행을 하는데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봉산산악회는 부부가 함께 산을 오르는 회원들이 많다. 총무 안선옥(48) 씨도 “처음에는 혼자 산에 다녔어요. 맑은 공기를 마시는 기쁨을 이제는 남편과 함께 합니다”라고 한다.
“빨리 정상에 오르려고 하기 보다는 즐기는 산행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주변의 경치도 즐기고 나무나 풀들의 모습도 보며 함께 하는 사람과 마음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그런 산행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홍대수 등반대장의 바람이다.
그들의 ‘산(山) 사랑’은 ‘사람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이 가을, 가족과 함께 하면 더 좋은 산행
그 어느 해보다 고운 단풍을 볼 수 있다는 올 가을, 봉산산악회의 도움을 받아 가족과 함께 하면 더 좋을 원주 인근의 가족 산행지를 정리해 보았다.
●간현 소금산
경사가 완만하고 오솔길이 이어져 있어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산을 오르다 보면 섬강을 가로지르는 중앙선 열차가 간현터널, 인창터널, 원재터널로 들고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산행의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343m 정상의 크고 작은 나무에 알록달록 물든 단풍을 즐기고 내려오는 하산 길에는 맞은편에 우뚝 솟은 간현봉과 푸른 섬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신림 감악산
감악산은 치악산 동남쪽에 있는 산이다. 규모는 작지만 암봉과 송림이 어우러진 변화가 많은 산으로 가족끼리 등반하기에 적당하다. 정상 부근엔 암봉 3개가 있어서 멀리서 보기에도 감악산을 특징 있는 산으로 만들어 줄뿐 아니라 정상에 오르면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산이다. 감악산의 높이와 규모는 치악산에 비길 바가 아니지만 암봉 주위를 돌아가거나 암봉에 직접 올라갈 수 있어서 치악산의 일부 코스에서 맛보기 어려운 산행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
●원주 봉산뫼
매년 1월 1일이 되면 원주시민의 안녕과 화합을 위한 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산으로 도심 속에서 산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 봉산동 시립박물관 뒤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따라 오르면 산의 거리에 따라서 60~100고개로 이어지는데 100고개는 태장동 과학고등학교 뒤를 지나서 소초면 흥양 3거리에 있는 산봉우리까지 연결된다. 능선길이 이어지는 곳곳에 앉을자리와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어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배진희 리포터 jul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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