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법을 배우지 않고 가게 문을 열지마라” 언젠가 책에서 본 이 글귀를 항상 가슴 속에 새기고 있는 이다영씨. 웃는 모습이 참 좋은 이다영씨는 커피전문점 로스트빈의 대표다. 커피전문점은 시장 상황으로 볼 때 레드오션(Red Ocean:잘 알려진 포화 상태의 시장)이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고, 반면에 어려운 창업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커피 바리스타 과정을 취미로 배우던 이씨는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잘만 하면 내 가게를 차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지금의 위치(남문 서장대길)로 가게를 구한 게 1년 반 전. 가게세도 저렴한 편이고 화성 걷기 열풍이 한창이라 유동인구도 많았다. 창업준비자금 중 절반을 소상공인창업지원금(이자 5%대)을 지원받아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가게의 첫인상, 인테리어는 소신있게
우선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부터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테리어 비용을 들이자면 수천만원 깨지는 건 다반사. 그러나 이대표는 ‘내 스타일 대로’ 가기로 했다. 화이트와 핑크, 그리고 월넛-딱 세 가지 색상으로 통일해 가게 분위기를 확 바꿨다. 바닥과 일부 시설은 유지하면서 벽면과 벽지를 바꾸는 수준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인테리어가 해결됐다. 벽면은 본인이 직접 수집한 커피 관련 장식물과 소장품으로 가득 채웠다. 주방을 포함한 실평수는 약 6평 정도. 크지 않은 평수라 인테리어하기가 오히려 자유로웠다. 서장대 오르는 길과 주홍빛 감나무가 보이는 창쪽으로는 스탠딩 의자를 놓고, 아담한 가게 실내에는 테이블 딱 세 개만 두었다. 깔끔하고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취향대로 주방은 일자형으로 오픈했다. 국어교사였던 전직을 살려 벽면 한쪽에는 마음에 드는 글과 시, 이야기를 본인이 직접 썼다. 이렇게 바꾸니 고객연령층이 완전히 바뀌었다. 커피 주요 고객층인 20대 손님이 많아진 것. 연인들끼리 수원화성을 오르다 들르기도 하고, 인터넷쇼핑몰에서 찾아와 패션컷을 찍는 포토라인으로 명소가 됐다. 디지털 카메라로 카페 인증샷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단골손님이 늘어나는가하면, 조용히 책 읽거나 노트북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싶은 사람도 온다. 자주 오는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쿠폰제도 실시하고 있다. 10잔을 스탬프로 채우면 1잔 서비스한다. 쿠폰 색상도 분홍, 초록, 노랑으로 밝고 화사하게 꾸몄다.
커피는 아메리카노가 진리, 마셔만 보면 안다
그러나 커피 가게는 무엇보다 커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스승인 손준웅 바리스타에게서 로스팅(커피원두를 볶는 과정)과 핸드드립을 철저히 배우고 익힌 그이지만 지금도 ‘커피 공부’를 틈틈이 계속하고 있다. 시간 날 때마다 커피전문점을 들러 커피맛을 알아보고 평가해 보곤 한다. “커피맛을 알고 싶으면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를 마셔보세요. 로스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메리카노 커피는 쓰기만 하고 아무런 맛이 없어요. 카페라떼의 맛도 정석대로 더블샷을 쓰느냐 싱글샷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커피를 아끼려고 싱글샷만 넣게 되면 우유를 많이 넣게 되니, 커피 맛은 사라지게 돼요. 시럽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구요.” 실제로, 이다영씨가 만들어 준 커피의 맛은 깊고 향이 부드러웠다. 이다영씨의 경우, 로스팅은 로스팅만 전문으로 해 온 지인이 담당하고 드립은 직접 한다고 했다. 그 때 그 때마다 드립을 하기 때문에, 리필도 하지 않는다. 시럽도 직접 만든다. 이 모든 것이 커피맛의 신선함을 최대한 제 때에 맛보도록 하기 위함이다. “커피 가게는요, 기본적으로 자세가 되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어요. 커피에 대해 알고 시작해야 하구요. 사람들을 대하는 마음이 항상 열려있어야 해요”
소규모 창업, 가격대와 자세부터 달라야
이다영씨의 경우, 여성 창업이고 경험도 없었고 대형 자본도 없었다. 거의 3無상태에서 시작한 창업이기 때문에 크게 욕심부리지 않은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집에서 가게까지 거리는 약 20분대. 활동반경에 최대한 효율성을 두었다. 가게문을 열기 전에는 재료상과 원자재상을 돌면서 최대한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야하기 때문이다. 커피 가격은 2500~4000원선. 프렌차이즈형 커피점보다 30%가량 편안한 가격대에 맞추었다. 커피 창업 희망자들에게 창업 방법을 조언해주기도 하고, 커피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기도 한다. 커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평일 오전 시간대에 편한 시간을 정해 연락을 주면 된다.
커피 시장은 앞으로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이다영씨. 돈만을 생각하지 않고 커피에 대해 마음을 가다듬는 정신을 강조했다. 모든 일은 정도(正道)에 맞게 할 때라야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걸 강조하는 이다영씨. 사촌언니처럼 편안하게 손님과 인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녀의 내공이 참 부러웠다.
문의 로스트빈 031-243-9402
권일지 리포터 gen103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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