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리는 생활 속에서 ‘울화가 치민다’, ‘울화통이 터진다’라는 말을 쓰면서 주먹으로 가슴을 쿵쿵 치면서 한숨 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어디 이뿐이랴! ‘열 받는다’, ‘미치겠다’, ‘환장 하겠다’, ‘열통 터진다’, ‘뚜껑 열린다’, ‘끓는다, 끓어’, ‘애간장이 녹는다’, ‘똥줄 탄다’ 등도 일상에서 쓰는 말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들은 그저 무의식중 하는 말들이지만 정리해 보면. 이러한 현상들이 모두 울화가 발생되는 순간들의 내용들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말들 속에는 열이 일어나는 표현과 함께, 열에 의하여 발생되는 병의 증상까지 표현 하는 말들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울화병, 홧병이라고 일컫는다.
홧병은 분노 표현이 아닌 무의식적으로 억압한 결과
이현우한의원 이현우 원장은 “이러한 홧병은 가슴 속의 응어리가 즉, 각종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분노를 직접적으로 발산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억압한 결과 이것이 신체증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이 원장은 “억울한 감정과 과도한 스트레스를 제때 발산하지 못하고 지속시키게 되면 감정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이 저하 상실되어 결국 화병이 생기게 된다”고 덧붙인다.
이 원장에 의하면 50대 중반의 여성이 가슴 답답함 및 번열감, 열이 가슴과 얼굴로 달아오름, 가슴 두근거림, 두통, 불면, 만성적인 피로 및 무력감, 팔다리 저림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을 호소했다고 한다. 또한 화가 자주 나고, 화가 한 번 나면 진정이 안 되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런 증상들이 5년 전부터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매우 심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답답하고 불안하여 안정이 안 되는 날이 많아졌다고 한다.
상담과정에서 이 여성은 부부관계에서 오는 갈등, 남편에 대한 서운함, 분노를 자주 표현하였고 감정이 격앙되는 대목에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하였다고 한다. 진맥을 통해 맥이 빠르게 뛰고 있음을 확인했고 혀는 매우 붉고 건조, 복진 시 가슴의 전중혈에서 심한 압통을 호소하였다.
이러한 사례가 바로 전형적인 화병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신적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되면서 간장 기운의 소통이 막히게 되면서 발생한 간기울체증으로 진단하였다고 한다.
이렇듯 홧병은 우리나라 독특한 문화가 반영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생활상에서 겪게 되는 강한 스트레스에 대해 분노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억압한 결과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는 우울증, 억울된 심리, 갱년기, 불안신경증,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된다. 한방적으로는 심리적인 갈등 요소가 발생했을 경우, 원인을 알면서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화가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고 안으로 쌓여 울화가 생겨 홧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울이라는 것은 변해야 하는데 변하지 못한 것을 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몸과 마음이 외부적 스트레스나 기타 억울한 상황에 맞춰 해소를 하거나 상황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해서 홧병이 생기는 것이다.
배우자와의 갈등,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 과중한 업무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 사업실패나 타인과의 금전관계에서의 재상상의 손실, 고생 등의 경제적 요인, 자녀의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시험낙방, 성격문제, 자신의 오랜 지병, 가족이나 친지, 친구의 갑작스런 사망 등 다양하다.
약재로는 황금을 쓰고 침, 뜸치료가 좋아
홧병은 마음의 병이다. 한의학에서는 이전부터 몸과 마음을 분리하지 않고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정체관을 가지고 사람을 보며 치료했다. 특히 신체내부의 직접적인 손상이 없어서 양방적인 검사법으로 진단이 불분명한 홧병은 더더욱 한방적 치료법이 빛을 발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병이 발생하기 전에 그 사람의 마음과 생활과 음식을 교정하는 것을 최고로 삼는다고 한다. 특히 동의보감에서도 ‘정심 양심 수심’이라 하여 마음의 다스림을 으뜸으로 하였다.
치료로는 한약, 침치료, 뜸치료, 부항치료, 향기요법 등이 있는데 약재로는 황금, 석고, 치자, 시호, 연교 등이 열을 내리게 해서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황금은 가슴의 열을 내리고 석고는 스트레스성으로 인한 불길을 꺼준다. 침치료는 울화가 침범한 해당 경락의 기운을 침치료를 통하여 조절하며 뜸은 기순환과 혈액순환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해준다.
홧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다음과 생활이 좋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바쁘게 푼다.
▶자신의 수면생활을 충분히 채운다.
▶정말로 화가 났을 때 생활의 습관, 방식시키거나 스스로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다.
▶남과 비교하지 말며 승부에 집착하지 않는다.
▶반복적인 일상에서 주기적인 창조적인 일을 찾는다.
▶남을 위해 봉사한다.
이 원장은 모든 방법의 요점은 지금 바꿀 수 없는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 대상을 바꾸지 못하면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시킬 방법을 모색하는 데 있다고 한다. 또 혼자 할 수 없으면 친구나 다른 주위 사람의 조언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현재의 상황을 너무 과장되게 받아들이는 태도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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