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파스타를 두고 이탈리아 요리가 프랑스 요리보다 더 대중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굳이 격식을 따지지 않는 정서와 신선한 재료가 우리 입맛에 맞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편안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이탈리아 식당 ‘비스트로(Bistro)’가 제법 생겨났는데 울산에도 그런 곳이 생겼다. 달동에 위치한 ‘호 키친(Ho Kitchen)’을 찾은 날은 제법 가을 티가 나는 늦은 오후.
음식은 마음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시멘트 마감을 시원하게 드러낸 천정이 제법 높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주방은 가리는 부분이 없어 내부가 훤히 보인다. 조리 과정이나 위생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전직 유명 파스타 레스토랑 출신인 김태호 대표는 “왠지 격식을 차려야 할 것 같은 딱딱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시는 손님들을 보면서, 내가 만든 음식을 좀 더 편안히 드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비스트로를 생각하게 됐다”고 처음을 떠올린다. 처음이라야 3개월 남짓인데 벌써 단골이 제법 늘었다고 귀띔하는 김 대표.
정갈하게 세팅된 테이블에 앉자 ‘요리는 마음이다’는 글귀가 눈길을 확 끈다. “모든 요리를 직접 하다 보니 생긴 바람이죠. 손님을 위한 내 마음을 요리에 담았으니 요리와 함께 저의 정성도 드셔주시길 바라는 거죠”라는 진지한 설명엔 요리에 대한 정직함이 묻어난다.
유기농 재료로 건강까지 챙겨
무엇보다 이집 재료는 거의 유기농을 사용한다. 백화점 유기농 매장에서 매일 직접 장을 보는 김 대표는 “이탈리아 비스트로는 신선한 재료, 건강한 재료가 생명이에요. 물론 맛도 좋아야 하지만 요리에 많이 쓰이는 특수채소나 국내 제철 채소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우선이죠”라 힘주어 말한다.
이집 파스타 중 김 대표가 추천한 메뉴는 고르곤졸라 파스타. 버섯과 고르곤졸라 치즈의 콤콤함이 유난히 잘 어우러졌다. 걸쭉한 크림소스는 느끼함 없이 충분히 깊고 풍부하게 입안을 감싼다.
특히 올리브오일을 기본소스로 마늘과 화이트와인으로 면을 볶아 칼로리 걱정 없는 오일소스 파스타는 깔끔하고 담백해 다이어트 중인 여성에게 딱이다. 파스타 마니아는 오일소스 파스타만 골라 주문하기도 한다고.
오징어먹물을 가미해 건강식으로 거듭난 피자도 그날 쓸 양만큼만 반죽해 숙성시키기 때문에 가끔 주문해도 못 먹을 때가 있다. 피자 중에서도 깔죠네 피자는 치킨과 파프리카, 버섯을 약간 매콤하게 해 만두처럼 반을 덮었는데 맛이며 색깔, 모양까지 특이하다.
재료 맛은 살리고 드레싱은 깔끔하게
김 대표는 서울 부산 등지의 유명한 레스토랑 메뉴는 모두 섭렵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내 놓는다. 그의 손에서 이탈리아 음식은 드레싱은 최대한 깔끔하고 신선하게, 재료는 본연의 맛을 살리게, 파스타는 식어도 맛있게 다시 태어난다.
또 오너 셰프답게 이집 모든 음식은 김 대표의 손을 거친다. 발사믹 소스를 곁들여 나오는 마늘빵과 미니빵도 김 대표 작품이다. 코스메뉴에 나가는 케이크나 아이스크림디저트와 오이, 무 피클까지 직접 만든다. 그러고 보니 이집 음식 중 외부에서 들이는 것이 하나도 없는 완전 건강식인 셈이다.
김 대표는 “좋아하는 음식을 만드는데 가리면 안 되죠. 내가 만들어야 안심도 되고요. 스스로 믿을 수 없는 음식을 어떻게 내놓겠습니까?”라고 설명한다.
“호-키친은 일류 레스토랑은 아닙니다. 그러나 정직하게 요리하고 정직하게 대접하면 저의 진정성을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늘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로 끊임없이 요리를 공부하는 것이 목표”라는 김 대표가 더욱 믿음직스럽다.
위치: 달동 스리굿아이 안경점 옆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10시까지
메뉴: 스파게티와 피자
문의: 호-키친(Ho Kitchen) 052-900-8298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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