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토요일 오후. 마을 끝자락에 자리한 한옥.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옛 가옥 한 채에서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시인을 찾아 먼 길을 내려온 손님들이 먼저 자리를 잡은 모양이다. 대추차 달이는 달콤한 향이 부엌 틈새로 새어나와 먼저 인사한다. 고진하 시인(58·대안리)의 모습은 자연 속에서 금세 태어난 듯 맑다.
원주시립도서관에서 지난 5월부터 ‘행복한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시와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고진하 시인은 목사이면서 시인이다. 현재 한살림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1987년 세계의 문학 ‘빈들’로 데뷔해 1997년 김달진 문학상, 2003년 강원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영혼의 정원사’,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우파니샤드 기행’, ‘아주 특별한 1분’ 등 다수의 작품을 출간했다.
고진하 시인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테크닉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철학이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깊고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다. 자기 자신을 잘 알면 타인도 이해할 수 있다. 풀, 꽃, 나무 등 만물을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것은 먼저 자기 자신을 성찰 할 때만이 가능하다”라고 한다.
신효재 리포터 hoyja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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