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휘, 대학입시의 진실을 말하다-

D-30, 수리 공부는 끝나지 않았다!

시즌2: 수능 마무리 학습법과 정시 지원 전략(1)

지역내일 2010-10-14


수능일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쯤이면 그동안 공부를 제대로 못했다고 자책하거나 시간에 짓눌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 30일이라는 시간에 초조해하며 특정 과목을 포기하거나 반대로 집중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특히 수리나 외국어 영역처럼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 과목은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거세지기도 한다. 그러나 수리영역을 포기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까? 한 달 동안 수리영역 학습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한석원 선생님((주)티치미 수리영역 대표강사, 깊은생각 한석원 수리학원 원장)에게 4주간 수리영역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물었다.




김찬휘(이하 김): 수능 D-30, 학생들이 가장 막막해 하는 시기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수리영역 학습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요?
한석원(이하 한): 학생마다 처지가 다릅니다. 이미 꽤 많은 공부를 해놓은 학생도 있고, 그렇지 못한 학생도 있죠. 따라서 학습계획 또한 학생 저마다 실력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세워야 합니다. 꼭 말해두고 싶은 것은 4주 전체 계획을 미리부터 세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당장 급한 마음에 원대한 계획을 세우기 마련입니다. 계획을 세울 당시에는 꼭 지키리라 의지를 불태우지만 막상 하루 이틀 지나면서 계획한 대로 공부하지 못하면 절망합니다. 그리고 또 다시 계획 세우기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수능이 4주 남은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계획만 세우고 실천이 없다면 4주 시간을 허비하게 됩니다. 지금은 실천하기 쉬운, 실천 가능성이 높은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김: 실천 가능성이 높은 계획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한: 지금의 내 실력이 고정불변이라 가정하고 잡는 4주 계획은 비현실적입니다. 아무리 길어도 일주일 단위로 계획을 짜야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 지난 후 새로워진 나를 기반으로 그 다음 일주일 계획을 세우는 식으로 공부해나가야 합니다. 우선 가장 급하게 해결해야 할 취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부터 해결해나갈 수 있는 일주일 계획을 세우라는 거지요. 그렇게 취약점 하나를 해결하고 난 뒤, 달라진 내 실력을 기반으로 다시 다음 일주일 공부계획을 세웁니다. 이렇게 일주일 단위로 실력과 상태를 점검하면서 그에 맞춰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로 실천적인 계획입니다.


김: 각자 실력에 맞춰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상위권 학생들의 목표는 수리영역 1등급일 텐데요. 그런 학생들이라면 지금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좋을까요?
한: 1,2등급 학생들 간의 결정적 성적 차이는 아주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내느냐에 있지 않습니다. 취약 단원과 오개념 극복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우열이 갈라집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해온 상위권 학생들은 수학적 개념에 대해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있을 것입니다. 단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되는 취약 단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아무리 해도 안 되는 부분은 그냥 포기하고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취약 단원을 포기하는 것은 곧 고득점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 그리고 자신이 어렵게 생각하는 취약 단원이 실제 수능에서는 생각보다 쉽게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둬야 합니다. 따라서 취약 단원이라 해도 공부를 게을리하거나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오개념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능 수리영역은 개념의 정확성과 엄밀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개념을 적용하거나 응용하는 데 정확히 하는 것과 대충 하는 것은 평상시 공부할 때는 크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막상 시험장에서는 큰 차이를 낳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놓친 개념이 있는지 꼭 확인하고 교과서를 통해 정확하게 개념 정리를 하고 관련된 문제를 최소 20~30문제 정도는 풀어봐야 합니다. 


김: 남은 기간이 고작 30일인데 취약 단원과 오개념 극복이 가능할까요?
한: 단원 전체에 대한 개념 정리를 하기에 일주일이 모자라다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성실한 수험생이라면 취약 단원이라 하더라도 처음 보는 것이 아니라 꽤 많이 봐왔던 것일 테죠. 따라서 30일 남은 지금 시점에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습니다. 단원 전체, 개념 전체를 다시 보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수능 기출문제집 중에서 대단원별로 정리된 문제집을 활용하면 자신의 취약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 30일 남은 시점에서 대다수 학생들이 기출문제를 통해 마지막 점검을 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출문제 학습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한: 우선 올해 치렀던 모의 수능, 즉 6월과 9월 모의평가 시험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두 시험지를 새 것으로 준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풀어봅니다. 그리고 6월, 9월 모의시험 당시 풀었던 시험지와 새로운 시험지를 비교하면서 자신의 풀이과정이 어떻게 다른지 하나씩 점검합니다. 시험 현장에서 과도한 긴장 때문에 놓쳤던 문제 접근방법이나 풀이방법을 되뇌이면서 수능 수리영역의 출제경향을 체득해야 합니다.
기출문제를 점검하면서 유념해야 할 두 번째 사항은 지금까지 풀었던 모든 문제를 복습하려 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욕심을 내서 모든 것을 잡으려다 보면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집착하게 될 수 있습니다. 최근 5개년의 6월, 9월 모의평가와 수능 기출문제면 충분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참, 거짓 판단 문제와 4점 문항을 집중적으로 복습해야 합니다. 올해 수능 또한 주요 문항들은 이들 문제에서 제시되었던 원리에 근거해 출제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출문제를 점검하면서 풀이과정을 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문제 하나하나가 동일하게 출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해야 할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잡으면서 왜 이 방향으로 사고하였는가?”, “문제의 조건을 어떻게 동원하였는가?” 등을 따져보는 것입니다. 즉, 문제에 제시된 조건에 따라 사고의 방향과 생각의 틀을 정하였는지 살펴보고, 문제에 제시된 조건을 전부, 하나도 빠짐없이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능은 ‘생각하는 질서와 틀을 중심으로 출제되는 시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김: 수험생의 최대 관심은 EBS입니다. 수리영역은 EBS와 연계성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한: 수리영역의 경우, 영역의 특성상 EBS 문제들이 직접적으로 혹은 노골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수험생들이 너무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11월 18일에 가까울수록 EBS 문제보다는 기출문제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다만 EBS에 등장한 문항들 가운데 참, 거짓 판별 문제와 그래프 혹은 도형이 그려져 있는 문제들은 미리 점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수리(가)형 응시자들은 수학2의 미분, 적분 단원의 문제들도 풀어보는 것이 나쁘지 않을 테고.


김: 시험을 친 후 실수로 틀렸다고 하소연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특히 수리영역은 더욱 그런데요. 시험장에서 실수하지 않는 비법이 있을까요?
한: 냉정히 말해, 실수는 연습을 통해 극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수능까지 남은 4주, 최소 하루에 모의고사 한 회분 정도를 실제 시험처럼 푸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수능시험시간과 같은 시간을 정해두고 시험장에서와 비슷한 긴장도를 유지하면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합니다.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해 감독을 해달라고 하는 것도 긴장감을 미리 연습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실전처럼 문제를 푼 다음 채점하고 실수한 문제를 반성합니다. 수능은 화려한 연산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고 연습을 실전처럼 한다면 실수를 점점 줄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김: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한: 모르는 문제의 답을 얼떨결에 맞히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는 문제를 맞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개념, 알고 있는 문제가 시험에 출제되었을 때 정확하게 맞힐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남은 30일은 수능 당일, “이거 아는 건데....” 라면서 우물쭈물거리는 일이 없도록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험생들은 지금 현재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면서 포기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30일 최선을 다해 실력을 다져야 합니다. 수리영역 등급을 바꿀 만큼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시간, 30일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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