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구이 전문점 ‘동천 돌다리 숯불구비’

“여보, 기운 없는데 오늘 소 먹자”

지역내일 2010-09-10

모기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도 지났는데 풀 자라는 소리는 되레 거칠다.


버틸 만큼 버텼는지 한 여름을 지난 체력은 급격히 바닥을 친다. 늦여름 더위에 지치면 가을에 기력 차리기는 힘들다는데 지금부터 몸 다독이는 게 요령이겠다.


입맛을 당기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기혈을 보강하는 보양식은 소고기다. 멀리 찾아볼 것도 없다. 차범근 감독이 독일 선수시절, 체력보강을 위해 그렇게 먹었다는 음식도 바로 소고기다.


몸이 무겁고 자주 피곤한 그대, 오늘 소 어떠십니까?


소고기 갈비살, 예약제로 판매


동천체육관 인근의 ‘동천 돌다리 숯불구이’는 원래 돼지갈비가 유명하다. 그렇다고 소고기를 판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성격 까칠(?)한 주인장 마음에 들게 소고기를 내 놓을 수 없었을 뿐.


이희주 대표는 “소고기는 도축해서 냉동을 하거나 냉장고에 일정 시간 이상 보관하면 육즙이 빠지고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고기가 냉장고에 있으면서도 판매할 수 없었다. 맛이 떨어질 것이 뻔한데 어떻게 내놓나. 있어도 떨어졌다고 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대표가 고심 끝에 착안해 낸 것이 바로 ‘예약제’다. 예약하는 손님에 한해 그날 들여, 길어야 몇 시간 보관한 소고기를 대접하는 것. “신선하고 맛도 보장되니 반응이 아주 좋다”고 흡족해하는 이 대표.


20개월 미만 국내산 육우


돌다리에서 판매하는 소고기는 20개월 미만만 도축하는 국내산 육우다. 30개월이 되어야 도축하는 한우에 비해 육질이 부드럽고, 수소다보니 새끼를 낳지 않아 육즙도 풍부하다.


또 고기를 목적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사육되고, 생산자 이력제를 실시하니 믿을 수 있어 더 만족스럽기도 하다. 가격도 한우에 비해 30% 저렴해 부담이 적은 것도 매력이다.


돌다리는 여러 부위 중 갈비살만 취급한다. 이 대표는 “다른 양념의 힘을 빌리지 않고 고기 본연의 맛을 가장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위가 바로 갈비살이다”고 전한다.


지방이 보기 좋게 촘촘히 박힌 갈비살이 한 상 떡하니 차려진다. 이 대표는 “소고기는 구울 때 핏기만 가시게 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한다. 숯불 위에서 여러 번 뒤집으면 육즙이 빠져나가 싱거워지고 바싹 구우면 부드럽지가 않아 맛이 덜하다고.


야들야들하게 구운 고기는 기름장이 제격이다. 주인장이 시키는 대로 딱 한 번만 뒤집고 재빨리 구운 고기는 입에서 녹는다. 이가 튼튼하지 않은 유아나 어르신도 부담이 없겠다.


또 이집은 길이대로 내 오는 삼겹살도 물 좋다. 이렇게 옹골차게 긴 삼겹살은 처음 본다. 불판 위에서 끄트머리가 삐져나올 지경이다.


두툼한 삼겹살은 바싹 구워 따라 나온 젓갈에 찍고 다시마에 싸먹자.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젓갈이 고기의 감칠맛을 더해 굽기 바쁘다.


손님에게 혼나는 주인


장손집 손맛을 물려받은 이 대표는 장보기부터 밑반찬까지 직접 한다. 그런데 간단하다. 김치, 오이피클, 백김치, 가지장아찌, 샐러드, 재첩국 등 몇 가지를 적당히 먹을 만큼만 낸다. 이 음식은 이 대표 자녀부터 ‘돌다리’ 식구들까지 때마다 같이 먹는다.


이 대표는 “내 아이가 먹는 음식을 양심을 빼고 만들 순 없다. 이익 크게 남길 생각 하지 않고, 조미료 절대 안 쓴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가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생긴다. “샐러드를 드시던 손님이 불러 갔더니 혼내더라. 채소가격이 얼마나 비싼데 양상추, 양배추, 오이, 당근을 이렇게 많이 넣느냐고, 이래서 장사하겠냐고 걱정하시더라”며 사람 좋게 웃는다. “집에서 먹는 그대로 손님에게 대접해야 먹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기분 좋다”는 그의 말에 신뢰가 묻어난다.


돌다리는 한방약재로 재고 감초로 맛을 조절한 양념돼지갈비와 재래된장으로 잘박잘박하게 끓여내는 된장찌개도 인기다.


메뉴: 소갈비, 돼지갈비, 두루치기, 된장찌개 등
영업시간: 오전10시~오후10시
문의: 052-243-8393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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