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서 먹는 “주막보리밥” 덕이동에 직영점 오픈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때문에 감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감기에 걸리면 바로 떨어지는 입맛이 문제. 특히나 요즈음 같이 찬바람이 불고 낙엽도 떨어지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괜스레 마음이 울적해져 수저 드는 일도 귀찮아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입맛도 없고 계절을 타느라 싱숭생숭 할 때는 입맛을 당기면서도 뜨끈한 국물 음식이 제격이다.
평일에도 기본 한 시간은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한다는 서오릉의 대표 맛집 “주막보리밥”이 덕이동에 직영점을 오픈했다. 그곳에서 입에 착착 감기는 대표 음식들과 뜨끈뜨끈한 시레기털레기를 먹어봤다. “주막보리밥”은 환절기 잃어버린 입맛을 다시 찾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만원 안팎으로 즐기는 푸짐한 옛 음식
주막보리밥 서오릉 본점은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서오릉 일대에서 이곳이 가장 손님이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 국가 대표급 메뉴 구성에 있다. 주막보리밥 덕이동 직영점은 그 메뉴 그대로, 거기에 구수한 손맛의 본점 주모가 직접 음식을 감수해 서오릉과 동일한 맛을 낸다.
옛날보리밥과 시레기털레기를 기본으로 옛날국밥 코다리찜 녹두전 도토리묵 제육볶음 주꾸미볶음 동동주 등의 토속음식은 가히 국가 대표급이라 할 만하다. 모든 메뉴가 만원 안팎으로 저렴해 입맛에 따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양까지 푸짐한 것도 손님들을 불러 모으는 이유다.
이곳의 가장 인기 메뉴는 옛날보리밥과 시레기털레기 그리고 코다리찜이다. 옛날보리밥은 매일 아침 직접 무친 10여 가지의 싱싱한 웰빙 제철나물에 빨간 고추장과 참기름으로 찰보리밥을 비벼먹는다. 시레기털레기는 경기도 사투리로 야채와 마른새우 등의 해산물을 넣어 끓인 얼큰하고 시원한 시레기 국물에 밀가루를 반죽해 적당한 크기로 떼어 넣어 익힌 수제비의 일종이다. 보리밥과 시레기털레기는 환상의 조화를 이뤄 예전 할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던 향수를 달래 준다.
보통 보리밥이나 털레기와 곁들이는 메뉴가 코다리찜. 음식이 나오기 전 주방에서 새어나오는 향만으로도 입 안 가득 군침이 돈다. 입에 착 감기며 톡 쏘는 코다리찜에는 동동주가 끌리게 마련. 주막보리밥의 동동주는 먹고 난 후 머리가 전혀 아프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애주가들이라면 동동주 한 동이에 주꾸미볶음이나 녹두전 도토리묵을 시키는 것도 좋다.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한 주꾸미는 이곳이 주꾸미볶음의 원조라는 얘기가 절로 수긍이 간다. 주꾸미볶음이나 털레기는 동종 브랜드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절대 우위의 메뉴다. 또 노릇노릇 바삭바삭 구워진 녹두전은 100% 국산 녹두로 만들어져 비오는 날 딱 생각나는 메뉴다. 이곳의 박철호 대표 또한 매일 녹두전 한 장씩을 먹고 있다고. 국밥 역시 한우 양지머리 사태를 이용해 끓여내는 등 이곳에서는 모두 국산 재료로 만들어진 우리 밥상을 만날 수 있다.
박 대표는 ‘음식만큼은 과감하게’라는 철칙으로 재료 구입과 비우기에 과감하다. “그릇에 음식이 놓이는 순간까지 내 가족이 먹듯 깨끗하고 정성스럽게 올리고 싶다.” 한 끼 때우는 식사가 아닌 소장하고 싶은 명품 음식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는 최근에 야채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재료를 줄이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시종일관 같은 음식으로 꿋꿋이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한다.
배우 이름 걸기보단 직접 뛰면서 일하는
박철호 대표는 드라마 새엄마 공부의신 전우 산너머남촌 등에서 사랑을 받아온 탤런트이다. 지난 96년에는 ‘제1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는 뮤지컬계의 실력파 배우이기도 하다. 그가 브라운관에 데뷔하면서는 악역으로 혹은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연예인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경우 상호 앞에 연예인의 이름을 붙이는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걸기보다는 메뉴 자체에 대한 자신과 그저 이름뿐인 음식점이 아닌 서빙하고 설거지하며 주막의 마당쇠처럼 일하는 배우를 택했다. 심지어 자리를 비울 경우 녹화일을 보드판에 알리기도.
이곳만의 또 다른 특색은 ‘정겨운 사랑방’에 있다. 마당 한켠 별관에 마련된 사랑방은 음식을 먹고난 후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어릴 적 친구와 어울려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던 그리운 추억처럼 향토적으로 꾸며져 지인들과 함께 편안히 쉴 수 있다.
주막보리밥 덕이동 직영점에서는 저녁 술 손님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의 신메뉴를 개발, 10월에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2층에는 룸이 별도로 마련돼 있으며 총 120여석의 규모. 일산가구공단과 로데오거리 사이에 있어 가구 의류 씨너스영화관까지 원스톱 쇼핑 후 푸짐한 우리 밥상으로 속을 든든히 채워보자.
문의 031-913-5694
김가형 리포터 wyn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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