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가게

북(Book) & 갤러리 ‘오 사과나무 카페’

지역내일 2010-10-06

가을로 가는 길목, 이 카페에 들러보세요 

‘아낌없는 사랑을 한 공간에 쏟아 부었다.’ 부천 남부역 ‘오 사과나무’ 카페(대표 조현숙)에서 받은 솔직한 인상이다. 하얀색 파벽돌로 전체 분위기를 조성했고 나무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2층과 좌식 형태의 3층까지, 눈에 한 가득 들어오는 조화로운 소품들을 즐길 수 있다. 한 번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탄성을 지르는 이곳은 부천 남부 역 세움프라자에 지난 2009년 10월 오픈했다. 카페의 문을 열고 ‘오 사과나무’ 안으로 들어가 본다. 

하나, 카페 분위기 굿!
 ‘오 사과나무’ 카페는 북 카페와 갤러리 카페가 결합된 복합카페다. 작은 정원이 있고 유리앵무새를 키우는 것을 아우른다면 친환경카페이기도 하다. 밖에서 보면 간판이 예쁘다는 일반적인 인상을 받지만 문을 열면 파스텔 톤으로 페인팅 한 창문이 보이면서 죽 뻗은 공간 안에 놓인 아기자기한 오브제들이 눈길을 끈다. 왼 편 주방엔 주문한 메뉴를 만드느라고 분주한 직원들이 보인다. 주방 위쪽 칠판에는 커피와 차, 음료, 특별메뉴, 세계맥주 등 100여 가지의 메뉴들이 재미있는 글씨로 씌어있다.
간판이 예뻐서 들어왔다는 김명희(송내동)씨는 “카페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1, 2, 3층 어디에 골라 앉아도 마음이 편안하죠. 특히 3층은 신발을 벗고 우리 집처럼 앉을 수 있는 좌식인 게 독특했어요. 이런 곳엔 커피를 마시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푹 쉬러 오는 거잖아요.” 1층 안쪽에는 미니 정원과 새장이 놓여있다. 2층 계단 아래는 젊은 엄마들을 배려한 아이들의 놀이방인 동화방도 보인다. 동화책과 장난감이 수북한 놀이방은 아기들이 오면 좋아라 한다. 2층으로 올라가보자. 앉고 싶게 설계된 의자와 탁자가 놓여있다. 왼 쪽 코너에선 발코니 음악회를 열어도 좋을 공간. 성악가가 그곳에 서면 각층 관객들의 시선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3층은 3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좌식 공간. 누울 수 있다면 누워서 음악도 듣고 책도 보고. 

둘, 웰빙 메뉴에 반하다
 에스프레소 3000원에서 아포가토 5000원, 돈가스 7000원, 브레드볼 파스타 1만2000원. 저렴한 가격이면서 웰빙 메뉴인 점이 이곳의 특징이다. 커피는 최고급 아라비카 종을 쓰고 음식에는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으며 양이 많다. 와플 또한 직접 반죽해서 구워낸다. 조현숙 대표가 직접 조리한 음식들은 “모두 맛있다”고 입을 모은다. 차 마시고 밥 먹는 것이 7000원 대에서 해결된다는 점도 특별하다.
송내 남부역 쪽에 직장이 있다는 이수지(중동)씨는 “이런 공간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제가 입이 짧은 편인데 이곳 음식은 다 맛있습니다. 피클도 주인이 직접 담아서 맛있어요. 직장 동료들과 놀러 와서 충분히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말한다. 카페 안에는 유모차를 탄 아기에서부터 노인층까지 다양하다. 특히 젊은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오면 간단한 세계맥주를 한 잔씩 하는 것도 이곳의 문화. “원래 찻집을 하려고 했는데요. 주변 병원과 사무실에서 밥 손님이 오시더라고요. 그 분들이 맛있는 맥주도 필요하다셨어요. 그래서 메뉴가 다양해졌죠.” 조 대표는 자신의 공간이 즐거운 만남과 편안한 휴식의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곳을 찾는 단골들은 ‘잘 되라고 격려하고’, ‘시간만 나면 찾아주고’, ‘추석 선물이라며 식용유 세트를 갖다 주는’ 등 따뜻한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셋, 주인이 가진 생각의 향기
“인테리어가 사람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어요. 이곳은 제가 직접 설계했거든요. 원목과 파벽돌, 천연페인트를 썼고요, 천정을 올려 쾌적함을 높였어요. 곳곳에 제 정성이 들어가 있답니다.” 교직과 건축업에 종사했던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조 대표의 공간에는 열정이 들어있다. 흰 벽돌을 쓴 것은 갤러리 카페의 특성을 살리려고 한 것. 지난 번 열렸던 흑백사진전과 수채화전, 일러스트 작가그룹 전, 현재 열리고 있는 상상거리 공방 전시회도 이 배경은 한 몫을 한다. “현재 대관료를 받지 않고 있어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죠. 예술가들이 재능을 펼칠 공간으로 활용되면 그 뿐입니다. 부천시민들이 많이 찾아와서 작품을 관람해주시면 더 좋고요.” 이곳은 300여 권의 책이 있는 갤러리 카페이기도 하다. 목록에 신경을 쓴 책들과 아이들의 동화책이 다양하게 꽂혀있다. 
“인천과 부천의 접경지역인 우리 카페가 예술의 향기가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부천의 각 기관들의 모임이나 문학, 미술 등 예술가들이 모이는 명소가 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부천과 인천을 잇는 체인점도 고려하고 있지요.”     
문의 032-661-5425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복합카페 ‘오 사과나무’는 
 셀프로 운영된다. 정오부터 오후1시까지는 런치타임이며 PC가 준비돼있어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다. 커피 10잔을 마시면 아메리카노 한 잔과 조각 케이크를 선물하는 쿠폰제로 운영된다. 오는 10월22일은 카페 1주년 기념일. 오사과나무를 축하하는 그림을 쿠폰에 그려내면 아메리카노 10잔 또는 식사세트나 과일음료세트 선물이 준비된다. 평일에는 오전10시 문을 열고 오후11시30분(휴일과 주말은 오전10시30분에서 오후11시까지)에 문을 닫는다. 솔안초등학교 앞에 있는 세움프라자 지하와 빌딩 뒤 주차 타워, 송내역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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