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등학교 탐방 ①

우리가 디자인하는 새로운 세상, 부산디자인고등학교

지역내일 2010-09-03 (수정 2010-09-03 오전 9:47:52)


 디자인고등학교 전경

학습과 실습 모두 최적의 환경 제공으로 미래의 디자이너 육성

다소 투박해도 별 모양이 없어도 물건만 잘 만들면 환영받던 시절이 있었다. 기술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던 그 때는 고장 안 나는 제품이 최고였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다. 새로운 기술도 이내 구시대적 유물이 되는 요즘, 결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디자인이다. 애플에 열광하는 것도 신차가 발표될 때마다 폭발적인 관심이 쏠리는 것도 디자인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 전반을 이끌어가는 막강 파워 ‘디자인’. 이에 내일에서는 미래의 디자이너들이 행복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부산디자인고등학교를 찾았다.


도예 실습

2010년 용호동 새 건물로 이전

1974년, 공예고등학교로 출발한 부산디자인고등학교는 전국 최초의 특성화 고등학교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공예 계열의 도예디자인과와 인테리어디자인과, 시각계열의 영상미디어디자인과와 그래픽디자인과 등 총 4개 과로 나눠져 있다. 2010년 초량에서 현재 용호동 신축 건물로 옮겨 왔다.
학교 이전으로 넓고 쾌적한 학습 공간과 실습장이 제공돼 학생들은 예전보다 질 높은 교육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전국 어디서든 지원할 수 있는 학교이기 때문에 희망하는 학생은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시설과 공간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자 평생교육원 격인 문화디자인교육원을 운영해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상미디어디자인과 학생들

학습과 실습에 최적의 환경 제공
 
학교에서 만난 김문경(2학년) 양은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던 중 디자인고교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인문계보다는 자유롭게 실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특히 학업 면에서 주요 과목이 부족하다 싶으면 선생님들께서 더 잘 챙겨주세요. 실습 때문에 공부가 쉽지 않다는 걸 이해해주시기 때문에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면 더 좋아하세요”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중학교 때 펜싱부를 통해 디자인고교를 알게 됐다는 김진슬(2학년) 양 역시 “인문계는 진학 위주다 보니까 야간학습을 빠지고 학원을 가야하는 예체능 전공 학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들었어요. 전공하는 친구들도 힘겨워하고요”라며 학교 선택을 잘했다고 말했다.
학업과 실습을 병행하는 학생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마음 편히 학교생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예체능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일반계 보다는 특성화된 학교를 찾는 것이 더 낫다는 평이다.


그래픽디자인


전국 최강의 펜싱부

펜싱 종목 중 하나인 ‘사브르’ 여자고등부도 디자인고교의 자랑거리다. 그 중에서도 현재 고3인 윤지수 양은 개인전 금메달을 휩쓸고 있는 여자고등부 간판선수다.
교무부장이자 펜싱부 책임자인 김병규 교사는 “2004년 팀 창단 이래로 우리학교 펜싱부는 전국 최강이다. 특히 현 국가대표 중 3명이 디자인고교 학생이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윤지수 양의 아버지는 롯데 투수였던 윤학길 엘지트윈스 코치라는 귀띔도 잊지 않았다.


김문경, 김진슬 학생

디자인이 힘이다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문화재수리기능자’ 양성도 디자인고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주요 문화재수리 부분에서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디자인고교 출신들이 속속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인 민속공예품, 관광민예품 등 ‘공예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매년 전국기능경기대회와 각종 공모전에 참가해 주요 부분 상을 석권하는 것도 디자인고교 학생들이다. 첨단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급 컴퓨터 실력도 학생들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돌아보면 학창 시절 중 가장 반짝거리는 한 때, 막연한 미래를 불안해하는 틈 사이로 확실한 꿈을 향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디자인고교 학생들. 미래의 어느 길목에서든 개성 넘치고 전도유망한 작가가 되어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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