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타방-직장인 밴드 ‘프리타임(Free Time)''

7080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지역내일 2010-09-10

70, 80년대를 떠올리면 포크송이 유행했고 그에 따른 통기타가 없으면 노래가 되지 않았던 시대다. 그 시대에 청춘을 불태우며 음악을 지독히 사랑했던 젊은이들은 이제 머리 희끗한 40, 50대 중년의 모습으로 현재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현란한 음악에 돌아앉아 그저 옛 추억을 더듬곤 한다.


하지만 그 추억을 기억 속에 묻어두기엔 온몸이 근질거려서 도저히 안 되겠다며 자리 박차고 일어난 5명의 용기 있는 자가 모였으니 이름 그대로 자유 시간을 부르짖는 동아리 ‘프리타임’이다.


직장인으로 매주 1회 틈틈이 연습


북정동 해남사 입구 지하실에서 월 20만원을 세로 내며 어렵게 모인 이들은 리더 이광희(51. 보컬) 씨, 이원찬(42. 기타) 씨, 김헌석(48. 베이스) 씨, 정일선(50. 드럼) 씨, 그리고 신성미(53. 키보드) 씨다. 신 씨는 이 팀의 연장자이기도 하면서 홍일점으로서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음악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그러다 2006년 드디어 창단을 하게 된다. 멤버 모두가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들이 만나야 하는 시간은 당연히 저녁 시간대. 그래도 매주 한 번씩은 빠짐없이 연습을 한다.


그동안 이들이 즐겨 연주한 곡은 대부분 7080노래들이며 올드 팝송과 트로트도 준비해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나이인지라 요즘 유행하는 최신 곡은 당체 흉내도 낼 수 없다”고 이광희 리더는 씁쓰레 웃는다.


특히 리더 이광희 씨는 미성의 소유자로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듣노라면 저절로 눈이 감긴다. 이미 그의 노래 실력과 기타 연주는 학창시절부터 입소문이 났었다. 부모의 성화에 결국 음악을 포기해야만 했지만 그의 간절함은 나이 들어 이루고야 만 경우다. 직장(현재자동차 근무) 내에서도 이미 그의 노래 실력은 널리 알려졌으며 개인적으로 음반도 냈다. 이원찬 씨 또한 기타를 친구 삼으며 음악에 심취했다며 학창시절을 떠올린다. 신성미 씨는 자영업을 하기 때문에 어느 멤버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아무도 못 따라간다고.


공연섭외가 들어와도 평일이면 절대 사양


음악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이들이 함께하니 팀웍은 저절로 이루어지더란다. 여태껏 단 한 번의 마찰도 없었으며 기타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창단 멤버들이다. “기타 멤버가 교체된 것은 어쩔 수 없는 개인 사정 때문이었다”면서 “주변으로부터 부러움과 칭찬을 듣고 있다”고 이광희 리더는 은근히 자랑도 한다.


마음이 맞으니 연주도 잘 될 수밖에. 당연히 실력은 늘고 인정받게 되자 공연섭외가 저절로 이루어지더란다. 창단 이후 ‘공감’을 비롯해서 롯데광장, 학교운동회, 연말축제 등 다양한 장소와 무대에서 공연을 가져왔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파일 때 봉사공연을 해서 더욱 눈길을 끌게 한 이들이다. 이 씨가 다니는 해남사에서는 초파일 축하 공연무대를 마련했는데, 여기서 이들은 다양한 레퍼토리로 신도들과 함께 흥겨움을 공유하며 열정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또한 멋진 피날레를 장식해서 신도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아쉬운 것은 공연섭외가 평일에 많다는 점이다. 직장인들이다보니 대부분 공연 스케줄은 주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그들이 잠재돼 있는 끼를 마음껏 발휘하지 못해 멤버들은 안타까워한다.


실력으로 관객과 가족들에게 보답하고파


“밴드의 실력은 곧 관중의 호응입니다.”


아무리 밴드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고 연주 실력이 있다하더라도 관객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다면 그 밴드에게는 죽음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하는 이들이다. 오롯이 연습만이 필요하고 공연 때 현장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해서 분위기를 업 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밴드에겐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 이들에게 가장 큰 계획이 있다면 우리 지역에서 연주활동을 하는 밴드들이 연합해서 연주해보는 것. 그래서 진정한 밴드의 묘미를 울산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나이 들어서도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켜봐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이들이다. 가족이 이들에겐 가장 힘이 되었기에 그 보답은 결국 훌륭한 연주, 무대에서의 멋진 모습이기에 항상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한다.


문의 : 010-3767-6552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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