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져 지내야하는 가족·친지에 대한 그리움, 낯선 땅에서의 외로움, 익숙하지 않은 언어에서 오는 불편함, 사소한 문화 차이에서 빚어지는 오해···. 무수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 땅의 엄마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결혼 이민자들. 그들과 함께하며 따뜻한 이웃으로서 소통의 길을 열어나가는 ‘원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김효종)’를 찾아보았다.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에 도움
‘원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언어·문화 등의 차이에서 오는 부적응 문제,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인한 소통의 문제를 겪고 있는 모든 다문화가족이 한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교육과 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그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2004년 명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시한 ‘이주여성 대상 교육’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이어 2008년 ‘원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명칭을 변경하며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센터에서 만난 이아이핑(32·중국 출신) 씨는 “센터에서 한국말 많이 배웠어요. 여기 오면 시간도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이제는 쓸 수도 있어요. 받아쓰기 해요. 못 알아들으면 선생님 다시 설명해줘요”라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지금은 밝은 얼굴로 이야기하는 이아이핑 씨도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고 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은영 대리는 “여기 오는 사람은 모두 다 외로워해요.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 차이 때문에 가장 힘들어 합니다”라고 한다.
●다양한 지원사업으로 소통의 길 열어
이아이핑 씨처럼 결혼을 하고 이민 와서 원주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832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외로움, 그리고 문화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원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아이핑 씨는 “대화가 힘들어요. 요리도 힘들어요. 요리 못해서 부끄러운데 배워도 어려워요. 잘 안되니까 중국 가고 싶어요. 친구가 없어서 말도 못하니까 울고 싶어요”라며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이민자들이 느끼는 이런 어려움을 상담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일은 물론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어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관공서·시장 등을 탐방하며 지리를 익히고, 법률·경제·건강·보건 등의 교육을 실시하는 등 우리가 사는 사회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민자 가족의 교육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며느리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이해 못하는 시부모를 위해 면단위로 찾아가서 교육한다. 배우자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김은영 대리는 “가족 중에서도 부부끼리 대화를 가장 많이 해야 하는데 서로 소통이 안 되는 부분을 힘들어 해요. 특히 결혼하고 처음 입국해서 가장 힘들어합니다. 잘 하려는 마음은 있는데 전달이 안 되는 거지요. 지금은 15명 정도의 남편들이 고정적으로 참석하며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어요”라고 한다. 이민자들의 자녀는 학습 지도와 언어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아이들의 언어 수준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언어 치료를 실시하는 것이다.
또한 이민자들의 취업·창업 교육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원주시와 경찰서, 학원의 후원을 받아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어린이 외국어 지도사 양성 교육을 통해 교수 방법을 알려주고 지역 아동센터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센터에 나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전문 지도사가 직접 집으로 방문하여 교육한다. 한국어 교육과 아동 양육은 물론이고, 출산 전후 서비스까지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법률문서 작성이나 은행 업무, 자녀들 학교 상담 등 필요할 때 요청할 수 있는 통·번역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미취학 자녀의 교육과 엄마들의 취·창업 교육에 중점
‘원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2008년 12월 전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 평가에서 ‘우수기관 선정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하였고, 올 6월에는 강원도 내 우수센터로 선정되며 강원도지사 표창장을 받기도 하였다.
얼마 전에는 GM대우 비담코 베트남지사의 제안으로 강원도 전역 8가정 28명 이민자 가족들의 베트남 방문을 주선하기도 하였다.
김은영 대리는 “센터에 처음 왔을 때 어두웠던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사소한 문화 차이로 갈등하던 가정에 변화가 일어날 때 가장 기쁘다”며, “향후 2~3년 후면 대부분 동남아에서 온 이민자 자녀들이 입학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교육과 언어 부분에서 취약한 자녀들의 교육에 중점을 두면서 엄마들의 취·창업 교육에도 힘을 쏟겠다”고 한다.
문의 : 765-8135~6
배진희 리포터 jul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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