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늦은 이광재 강원도호의 과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알펜시아 해결’ 첫 시험대
높아진 기대감, 쉽지 않은 과제 … “주민 참여로 투명성·민주성 높여야”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업무에 복귀한 지 1주일이 지났다. 이 지사는 “일로 승부하겠다”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지사 앞에 놓여있는 과제는 강원도 고개만큼이나 높고 험하다.
◆‘희망레일프로젝트’ 남북 관계 해결돼야 =
강원도민의 기대는 지역경제 발전에 모아진다. 소외된 강원도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강원도민은 젊고 적극적인 이광재에 투자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진장철 강원대 대학원장은 “이 지사 업무 복귀에 대해 도민의 기대가 대단히 크다”면서 “오래된 숙원 사업이든 새로운 사업이든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이 지사는 무엇보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알펜시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다른 지역개발 공약과 맞물려 있는 핵심 공약이다. 강원도는 이미 두 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이 지사는 업무복귀 후 기자회견에서 “동계올림픽 유치를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이미 지난 두 차례 유치전에 실패해 내부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도시인 독일의 뮌헨이나 프랑스의 안시 모두 쉽지 않은 상대다.
알펜시아 사업 해결은 난제 중에 난제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추진된 강원도 알펜시아 사업은 대표적인 지방공기업 실패 사례로 꼽히고 있다. 최근 공사채 1500억 원 발행이 승인돼 부채는 80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현재 강원도는 알펜시아 문제 해결을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그만큼 벼랑 끝에 선 상황이다. 동계올림픽 유치가 실패할 경우 강원도가 부채를 떠안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이 지사 측은 일단 알펜시아특별위원회를 구성,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지역 시민단체나 야권에서는 범도민 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해왔다. 강원도민이 지혜를 모아 문제를 풀어보자는 의도다.
이 지사가 복귀 후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철도사업도 과제다. 이 지사는 철도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업이나 동계올림픽 유치 모두 철도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지사는 최근 “부산∼속초∼북한∼블라디보스토크∼베를린∼암스테르담을 연결하는 ‘희망레일 프로젝트’를 통해 철도망 확충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희망레일프로젝트의 경우 남북문제 해결이 전제다. 북한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현 정부와의 마찰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동서를 연결하는 수도권 전철 연장, 원주~강릉 복선 전철화 등도 관심사다.
◆“일부 지역 인사독점 깨야” =
강원도청 내부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도 과제다.
인사 문제는 도정의 출발이다. 강원도 지역 간 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강원도는 뿌리 깊은 영동과 영서 대결 정서에다 최근엔 영서 원주권과 춘천권마저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단 일부 지역의 인사 독점을 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지사는 업무 복귀 후 첫 인사로 경제부지사와 비서실장을 내부 인사로 발탁했다. 평가가 엇갈렸다. 한쪽에선 조직의 안정성과 일을 우선했다는 평가가, 공무원노조 등 일부에선 “구악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반발이 일기도 했다.
무상급식은 강원도 공동정부 운영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지사는 민노당과 지방선거에서 공동정부 운영을 약속하며 단일화를 이룬 바 있다. 강원도는 호남을 제외하고 교육감과 도지사에 이른바 진보개혁 진영 후보가 함께 당선된 유일한 지역이다. 전제완 민노당 강원도당 사무처장은 “무상급식은 단순한 정책을 넘어 강원도 개혁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지사측 관계자는 “이광재 지사는 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대가 큰 만큼 이 지사 입장에선 결과에 대한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도정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눈앞의 사업도 중요하지만 주민참여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준섭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은 “알펜시아 사태는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불투명성과 견제 받지 않는 도정의 비민주성이 결합해 나타난 현상”이라며 “당장 알펜시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정보공개와 공개적인 대책기구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처장은 “도정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각종 위원회의 개방, 주민참여예산제 도입 등 도민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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