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
사람의 치아 수는 사랑니를 제외하더라도 28개나 된다. 게다가 튼튼한 치아를 갖고 있는 성인이라도 충치나 치아파절 등 이런 저런 이유로 한두 번쯤 신경치료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사실 ‘신경치료’라는 말은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쓰이는 말이고 정확한 표현은 ‘근관치료(Root canal treatment)’이다. 세균으로 감염된 치아내부의 신경혈관조직을 제거하고 더 이상 감염이 하부조직으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쉽게 말하자면 통증이 심한 치아를 빼지 않고 살릴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셈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치과환자들이 가장 받기 싫어하는 치료가 근관치료이며 치과의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치료가 근관치료이다. 이는 환자들의 잘못된 인식이나 상식에 기인한다. 조금만 버티면 더 쓸 수 있는 치아의 신경을 죽여 치아를 약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치아를 발치하게 되는 상황을 앞당긴다는 오해이다. 여기에는 치과의사들의 잘못된 언어사용에도 문제가 있다. 치과에 전문적인 상식이 부족한 일반 환자들을 대상으로 근관치료를 쉽게 표현하자고 쓴 말이 ‘신경을 죽인다’라는 말이었다.
신경을 죽인다는데 좋아할 환자가 어디 있겠는가? 당연히 오해에 가까운 잘못된 상식이 구전으로 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근관치료는 치아를 죽이는 치료가 아니라 빼지 않고 살리는 치료이다. 필자 역시 상실된 치아를 대체하는 임플란트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치과의사이긴 하지만 근관치료를 통해 살릴 수 있는 치아는 살려서 더 쓰고 임플란트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는 것이 훨씬 좋다고 단언한다. 물론 근관치료를 한다고 모두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치아는 치아마다 내부의 신경혈관조직들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어 치료자체가 쉽지 않고 여러 차례 내원하여 대부분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강보험수가가 워낙 낮게 책정되어있어 일선 치과의사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제라도 치과를 방문하여 치과의사로부터 근관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거든 ‘아! 근관치료는 치아를 살리는 마지막 카드라고 했지’ 임을 반드시 기억하고, 열심히 치료에 임해 아픈 치아를 빼지 않고 꼭 살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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