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취학 전 어린이의 발달단계별 독서 지도 방법에 이어 금주에는 지적 욕구가 점차 강해지는 초등학생의 발달단계별 독서 지도 방법을 저학년(1~2학년), 중학년(3~4학년), 고학년(5~6학년)으로 나누어 소개해본다.
상상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초등 1, 2학년
발달심리학에서 볼 때 인간의 성장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극을 받아야 한다. 상상력도 마찬가지여서 이 시기에 집중적인 자극을 받아야 한다. 어린이의 왕성한 상상력을 만족시켜 주는 책은 환상 동화다. 환상 동화는 미래를 꿈꾸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시기의 독서 지도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아이의 흥미와 수준에 맞지 않는 어려운 책을 권해 주면 아이의 독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한국독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이 시기에는 읽기 훈련을 위해서 쉽고 길이가 짧은 단편 동화를 많이 읽히는 것이 좋으며, 재미있는 스토리, 긍정적인 주제, 간결하고 명시적인 문장, 번역체가 아닌 한국식 문장의 작품이 좋다고 한다.
TV나 만화 등의 유혹으로 독서를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 아이에게 엄마가 함께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엄마의 읽는 소리를 통해 읽기의 기본을 배우게 되고 지루함도 이겨낼 수 있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스토리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도록 하는 방법도 아이에게 성취감을 줘 독서의 기쁨을 배가시킨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는 혼자 속으로 읽으면서 상상 활동이 왕성해진다. 책을 읽으며 주인공의 모습과 성격을 상상하기도 하고, 자신과 인물을 동일시하여 울고 웃기도 한다. 또한 사회적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되므로 위인들의 어린 시절을 표현한 모범적인 짧은 이야기를 읽으면 그 속에서 옳은 모델을 발견하고 도덕적인 가치관이 형성된다.
남 원장은 이 시기의 구체적인 지도 방법으로 ''첫째, 이야기의 제목을 가리고 읽게 한 후 제목을 붙이게 하면 아이의 추상화 활동에 도움이 된다. 둘째, 이야기가 끝난 다음에 주인공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상상하게 하면 아이가 이야기의 완성에 참여한다는 창조의 기쁨을 갖게 된다. 셋째, 책을 읽으며 중요하거나 마음에 드는 부분에 밑줄 치는 습관을 붙여 주면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훈련이 된다''고 제시한다.
동화의 세계에서 벗어나 합리성에 눈 뜨는 초등 3, 4학년
이 시기가 되면 아이들은 환상보다는 현실에 가치를 두기 시작하므로 환상과 현실이 결합된 신화, 전설 같은 이야기나 현실성이 있는 역사 이야기가 좋다.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세계의 신비를 맛보는 일이므로 아이들에게 경이감을 준다. 또 영웅 이야기는 어린이의 이상을 넓고 높게 해주고 인간이 가진 기쁨과 슬픔, 강함과 약함, 용기와 겁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3, 4학년이 되면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사고기로 돌입한다. 독서 선택도 스스로 하려고 하므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남 원장은 "책을 많이 본 아이들은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좋지 않은 책인지 선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독의 시대가 열리는 이 시기는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될 것인지 아닌지 결정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의 부모는 아이의 독서 욕구를 해소시킬 만한 좋은 책을 많이 준비해 주어야 한다. 남 원장은 "아이의 독서 욕구에 비해 책이 부족할 경우 읽을 책이 없는 아이들은 허드레 책이나 만화, 오락물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중요한 관심의 하나는 친구이다. 이때 우정을 이야기한 책을 읽으면 아이들은 친구에 대한 갖가지 정보를 얻게 되어 친구를 사귀는데 도움이 된다. 또 남자아이들은 『톰 소여의 모험』이나 『보물섬』과 같은 용감한 모험 소설을 좋아하고, 여자아이들은 『알프스의 소녀』와 같이 동정심을 자극하는 소설을 즐겨 읽는다.
3, 4학년의 아이들에게는 정규적인 독서시간이 필요하므로 독서모임과 같은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지적 호기심과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5, 6학년
5, 6학년이 되면 지적 호기심이 증대된다. 호기심의 분야도 각각 달라 과학, 사회, 예술 등 관심 분야가 생기게 된다. 이 시기 어린이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는 글은 정확한 지식, 명확한 설명, 만족할 수 있는 표현력을 동반해야 한다. 추상적인 설명이나 모호한 표현에서 기쁨을 얻지 못한다. 이때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켜 줄 책이 주위에 없으면 아이들은 오락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합리적 사고기에 있는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인간의 삶과 운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므로 인간의 지나간 역사와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역사책을 좋아한다. 역사 소설의 존재 가치는 과거의 세계를 이야기 속에 재현하는 것이다. 옛 시대의 삶과 현재의 삶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역사 소설의 매력이다.
또한 어른이 되기 전에 어린이들이 꼭 갖추어야 할 것은 서정 문학의 감상이며 시가 그 대표적인 장르이다. 이 때 수준에 맞지 않은 시가 주어지면 시 감상의 기쁨을 잃게 된다. 남 원장은 5, 6학년의 어린이들이 피해야 할 시로 ''어려운 단어로 쓰인 시'', ''죽음을 그리워하는 시'', ''형식이 강조된 시'', ''회고조의 시'', ''철학적, 정치적, 사회적 이야기를 담은 시''를 들고 있다.
이외에도 이 시기에는 우정과 의리를 다룬 장편소설, 논리성을 성장시켜 주는 탐정소설과 추리소설, 미래에 대한 궁금증과 합리적 세계에 대한 관심과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공상과학이나 우주과학 소설 등을 읽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남 원장은 추천한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도움말 한국독서교육개발원(www.kredi.co.kr) 남미영 원장
참고도서 『엄마가 어떻게 독서지도를 할까』, 남미영, 대교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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