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의 아름다운 변신이 이뤄집니다”
매주 돌아오는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의 날이 되면 인간이 일주일동안 만들어내는 막대한 분량의 쓰레기에 놀라게 된다. 최소 50년 이상은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 제품이나 스티로폼, 알루미늄 캔 등을 셀 수도 없이 토해내는 사람들의 소비에 지구가 몸살을 앓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가끔은 사람들 때문에 병들어 가는 지구가 “있을 때 잘해~”라는 간절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같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알아들은 일부 사람들은 지구를 살리기 위한 실천에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도 재활용품을 이용해 지구를 살리는 실천에 동참하는 이웃이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버려진 재활용품에 새로운 임무를 부여해 쓸모 있는 물건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들, 그들을 찾아가 보았다.
남지연 이향지 양지연 리포터
폐현수막을 장바구니와 신발주머니로
장항동 공장단지 주변의 한 컨테이너 사무실에는 하루 종일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분주하다. 일산동구에서는 올 3월부터 버려진 폐현수막으로 장바구니나 신발주머니를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번 걸면 다시 사용될 일이 없는 폐현수막은 하루에도 수십개가 넘게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폐현수막은 쓰레기로 방치되다 소각처리 되면서 유독가스를 배출, 또 다른 환경오염을 불러오곤 했다.
일산동구에서는 희망근로사업의 일환재봉기술이 있는 희망근로자를 장바구니를 만들고 있다. 7명의 희망근로 사업 참여자들은 그간 1천개 이상의 장바구니를 만들어 일산동구청과 일산백병원 등지에서 시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 주었다.
또한 아람누리도서관과 고양시여성단체협의회 등에도 배포됐다. 앞으로도 이들이 만든 장바구니는 지역주민과 군부대, 사회복지시설 등에 무상 제공될 예정이다.
일산동구청을 방문했다가 장바구니를 제공받은 김은실씨는 “버려진 폐현수막으로 만든 장바구니가 생각보다 예쁘고 튼튼해 보인다”며 “재활용품을 활용한 좋은 사례인 듯하다”고 전했다.
이번 희망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금훈씨는 “폐현수막으로 만든 장바구니는 장바구니의 용도에 맞게 실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사이즈도 넉넉하고 튼튼하게 만들었다”며 “일하는 기쁨과 환경 살리기에 보탬이 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일산동구 도시미관과 담당자 진병천 8075-6504
중고 유아용품 재활용하는 사회적 기업 ‘금자동이’
캐릭터의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장난감을 담은 상자 상태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날마다 많은 장난감이 버려지고 있다.
그 속도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빨라서 그냥 두면 태우거나 땅에 묻어야 한다. 아이들이 잘 자라날 것을 바라며 만들어 주는 장난감이 오히려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
금자동이(대표 박준성)는 이 점에 착안했다. 버려지는 중고 유아용품을 재가공하거나 저렴하게 판매하는 국내 최초의 유아용품 재활용 업체로 지난 1998년 처음 문을 연 것. 환경과 아이들을 위해 13년간 꾸준히 일해 온 결과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상자 불량, 재고, 중고 제품들을 값싼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파주 매장에서는 아이들이 들꽃을 벗 삼아 놀 수 있는 ‘들꽃놀이터’와 버려진 장난감을 위해 기도하고 두 손에 쥘 만큼 들고 올 수 있는 ‘장난감 무덤’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 대상 공예수업이면서 환경 교육의 장이 될 ‘장난감 학교’는 베타테스트 기간을 끝나고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장난감학교는 모두 5단계로 진행된다. 못 쓰는 장난감의 부품으로 새 장난감 만들기, 목재 조각을 가공하는 목공교실, RC 로봇 교실, 집 만들기 교실까지 4단계를 거치면 장난감 없이도 노는 제 3세계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여행학교로 마무리 한다.
박준성 대표는 “장난감은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삶을 배워가는 과정입니다. 스스로 만들고 더불어 만드는 장난감이 더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경험을 녹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창업학교도 구상중이다. 파주점은 일요일도 영업하며 중고 장난감을 팔고자 하는 가정에 방문 구매도 한다.
문의: www.kumjadonge.co.kr 031-947-8943
위치: 파주시 조리읍 장곡리 76-1
쓸모없는 천이 다시 살아나는 곳 ''초록가게''
동화 속에서 만났던 ''장화 신은 고양이''가 인형으로 탄생됐다. 그런데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는 그런 인형이 아니다. 버려진 천에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고 여기에 눈,코, 입을 새겨 생명을 불어넣었다.
거기에다 ''장화신은 고양이''라는 멋진 이름까지 부여해줬다. ''초록가게''(초록가게 되살림센터)는 이처럼 헌 옷, 찢어진 우산 천, 낡은 가구 등 재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그리고 작품에 하나하나 이야기를 붙여줌으로써 재활용과 스토리텔링의 예술 장르를 접목시켰다.
이 모든 것들은 권옥희 대표와 안영숙 디자이너 팀장의 손에서 이뤄진다. 기증 받거나 직접 아파트 단지를 돌며 수거해 온 생활용품과 가구들을 보면 ''어떻게 재탄생시킬 수 있나''하고 안달이 난 두 사람이다. 초록색 체크 무늬 천 이불을 포근히 덮은 토끼는 작품 제목처럼 ''겨울잠''을 자는 것 같고, ''친구의 시작''이라는 작품은 천으로 만들어진 다람쥐와 새, 꽃과 나무, 그리고 환한 미소를 띈 소녀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호두 껍질을 이용해 만든 바늘 쌈지, 우산 천을 활용한 강아지 비옷 등 재미있는 것 투성이다.
사실 초록가게의 시작은 녹록치 않았다. 재활용 스토리텔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탓에 지원도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쓰레기를 뒤지고 수거하고, 만들고, 다시 이를 알리려는 작업을 직접 해야했다.
그러한 노력 끝에 지난해 12월에 열린 ''인형 전시회''에서 당당히 호평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열린 ''국제 인형 페스티벌''에 우리의 전래동화 ''해님달님''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재활용 스토리텔링의 매력 덕분에 지금은 병원, 초등학교 등으로 멘토 강사들과 함께 재활용 이야기를 전하러 자주 나간다고 한다.
권옥희 대표는 "낡고 버려진 것을 활용하는 것이 지구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단계다"라며 "작은 벼 이삭 하나에도 햇빛과 농부의 땀과 시원한 물의 이야기가 담겨 있듯이 버려진 것에 생명을 다시 불어넣고 그들의 이야기를 심어주는 재활용 스토리텔링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작은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현재 초록가게는 작품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드는 공방과 이들 작품을 판매하는 매장 두 곳이 운영되고 있다. 초록가게 공방을 찾아 재활용 기법을 배울 수도 있다.
위치: 강선마을 9단지 상가 뒷편
문의: 031-919-9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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