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극단이 제38회 정기공연 ''조선형사 홍윤식''을 오는 29~31일 부산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조선시대의 샤일록 홈즈라 불릴만한 홍윤식은 눈으로 확인한 것만 믿는 형사다. 1933년 경성 죽청점(서울 충정로)에서 잘려나간 아기 머리통이 발견된다. 조선 최고의 형사 홍윤식이 사건을 맡는다.
작품은 잔인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감칠맛 나는 대사가 어두운 주제의 무게를 덜어준다. ''모던''에 눈떠가는 당시 일상의 세밀화도 볼거리다. 머릿수건 하나로 아낙에서 여학생으로 변신했다가 금새 가고시마산 고구마 소주를 훔쳐 달아나는 도깨비로 분하는 여배우의 넉살과 노숙자 ''뻐꾸기''의 과장되지 않은 웃음과 언어유희는 연극에 밝은 색채를 입혀준다.
모던하고 실증적인 ''조선형사 홍윤식''은 근대와 전근대, 일본과 한국, 빈부 사이의 모순을 생동감있게 보여준다. 새로 생겨난 도시의 흥성거림 속에서도 죽은 아이를 묻을 돈이 없어 밤에 몰래 무덤을 파는 하층민이 있는가 하면, 처음 맡는 ''모던''의 향기에 취한 철없는 모던보이들이 함께 존재했던 것. 근대화의 그늘에 있는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이 눈길을 끈다
연출 성기웅, 출연 박찬영, 유성주, 이돈희, 정행심, 이현주 등.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 (607-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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