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맛은 원래 정직하다. 그럴수록 요란하지도 않다. 형형색색의 꾸밈이나 온갖 향신료가 아니더라도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살리면 충분히 훌륭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려운 것이 또 맛이다. 사람 수 만큼 다양한 입맛에 꼭 맞는 음식점 찾는 것도 그래서 기적이다. 누군가 맛있는 음식을 물어오면, 딱 이집의 이 메뉴라 떠오르지 않는 것이 그 때문이리라.
여기, 마음 놓고 소문내도 좋을 식당을 소개한다. 신선한 재료와 마음을 담은 정성으로 울산 사람들의 입맛을 책임질 진장동 ‘포석루’가 주인공이다.
입에 착착 감기는 게장
포석루는 개업한지 이제 두 달 남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을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까닭은 바로 이집의 효자메뉴 돌솥간장게장 덕분이다.
돌솥 밥과 함께 나오는 게장은 맨입에 먹어도 짜지 않고 그렇다고 과하게 달지도 않다. 게 특유의 비린내도 없으며 숙성을 잘못하면 나기 쉬운 ‘짠내’도 전혀 없다. 금방 담은 게장마냥 탱글탱글하기까지 하다.
권성욱 대표는 “이틀에 한 번씩 쓸 만큼만 게장을 담는다. 그래서 숙성도 철저하게 이틀에서 삼일정도만 한다. 그때가 가장 맛있을 때고 그 기간이 지나면 비릿한 맛이 나기 쉽고 텁텁해지며 게살이 물려져 맛이 떨어진다”고 전한다.
이집 게는 군산 앞바다가 원산지다. 때마다 바로바로 올라오는 게에 집장을 기본으로 여러 가지 채소와 한약재를 진액이 우러나도록 달이고 매실액을 첨가해 통째 쏟아 붓는다. 그 상태로 냉장고에서 이틀을 견디고 게딱지를 분리하고 먹기 편하게 잘라 상에 내는 것이다.
게장은 딱지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살과 알을 젓가락으로 훑어내는 것이 포인트다. 거기에 밥을 넣고 얌전하게 비벼 조심스레 한 술 뜨면 혀까지 달다. 감칠맛 난다는 게 딱 맞는 표현이겠다.
더 깊은 맛을 원한다면 몸통에 붙은 게살까지 발라 참기름 한 방울 톡 떨어뜨리고 게장 양념을 솔솔 뿌려 먹자. 어떻게 먹든 횡재한 기분이다. 손으로 누르는 대로 쭉쭉 밀려나오는 게살은 결이 보일 정도로 탱탱하다.
15가지 반찬에 휘어지는 상다리
특히 또 하나 박수를 받는 것이 돌솥 밥이다. 물과 불 조절이 까다로운 돌솥 밥은 어떤 집은 질고 또 어떤 집은 쌀알이 살아날 것 같은 곳도 많다.
포석루 돌솥 밥은 찹쌀과 멥쌀을 1:1비율로 섞어 지어 윤이 나면서 차지다. 돌솥에 적당히 눌은 누룽지는 밥을 퍼낸 후 숭늉을 부어 구수하게 즐기면 된다.
불고기, 조기구이, 된장찌개, 나물, 닭가슴살 샐러드 등 15가지가 넘는 반찬은 상다리가 휘어질 지경이다. 안타까운 점은 간장게장을 먹느라 밑반찬을 다 먹을 수가 없으니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식 재료 또한 권 대표가 매일 새벽시장과 농수산물시장을 이 잡듯이 뒤져 구매하므로 신선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돌솥간장게장 정식은 2인 이상 주문가능한데 1인에 1만 원이다. 간장게장은 따로 추가주문이나 포장도 가능한데 큰 게 1마리에 7천원이다.
돼지생갈비 구이도 최고
회식을 하거나 고기를 즐기는 손님들에겐 돼지생갈비도 인기다. 양념갈비도 아니고 생갈비라니 생소하지만 고기 마니아들에겐 이보다 더 좋은 소식도 없다.
돼지 갈비를 갈빗대를 중심으로 살을 길이대로 끊어지지 않게 포를 뜬 생갈비는 고기가 신선해야 맛 볼 수 있는 특수부위다. 사선으로 길게 넣은 칼집은 고기 힘줄을 끊어 부드럽게 씹히기 위한 기술이다.
생갈비 뜨는 담당직원은 하루 종일 갈비 포만 뜬다니 3mm가 넘을 듯 말 듯, 고기와 지방이 켜켜이 자리한 모양새가 전문가 포스가 맞다.
생갈비는 소고기 갈비살처럼 특별한 양념이 필요치 않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참숯위에 고기 그대로 구워 기름장이나 쌈장에 찍어먹으면 된다. 삼겹살보다 담백하고 목살보다 진한 맛이다. 생갈비는 너무 바싹 굽기보다 노릇노릇해질 때 바로 먹는 것이 씹는 맛이 낫다.
권 대표 스스로도 식당을 하면서 돼지생갈비를 처음 맛봤다는데 “돼지고기도 생갈비가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다른 부위와는 또 다른 맛이라 나도 감탄했다”며 “생갈비는 양념갈비와 달리 갈빗대에 붙어 있는 고기만 펴서 제공해야 한다. 신선한 생고기만 가능해 갈비 원래 맛을 느끼기에 딱이다”고 강조한다.
생갈비는 공급량이 한정 돼 있어 회식 등 한 번에 많은 양이 필요할 때는 예약주문이 필요하다.
한편, 포석루는 150석 규모로 45명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위치: 진장동 디어헌터 옆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11시까지
메뉴: 돌솥간장게장정식, 생갈비, 흑돼지 삼겹살
문의: 052-283-1666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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