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적성교육, ‘선택’에서 ‘필수’로
대세는 진로적성교육 … 입학사정관제 등 입시제도 변화와 밀접 공교육도 적극적 도입 … 각종 검사 및 지원 적극 활용해 준비해야
지역내일
2010-07-07
(수정 2010-07-07 오후 12:20:47)
내일신문은 오는 7월 24일 전국 56개 도시에서 ‘제 3회 전국 초·중·고 진로적성평가’를 개최한다.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전국 단위 진로적성평가인 이 대회에는 지난 2회까지 누적 응시자만 1만3000명이 참여하는 등 진로적성교육에 대한 관심과 기반을 쌓은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진로적성평가 전문기관인 와이즈멘토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문·이과 및 학과선택을 진단하는 ‘학과계열선정검사’와 학습습관 및 방법을 진단하고 개선사항을 제시하는 ‘유형별 학습법 진단검사’ 등 두가지 평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3회 대회를 맞아 입학사정관제와 자기주도학습전형, 고교다양화 등 격변하고 있는 교육제도에 따라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초중등교육과정에서의 진로교육의 현실과 평가결과의 활용법 등을 3회에 걸쳐 싣는다. / 편집자 주
격변하는 교육환경,
진로적성교육에 길을 묻다? 뿌리내리는 진로적성교육
? 진로적성교육 어떻게 해야 하나?
? 진로적성평가, 이렇게 활용했다
고1, 중2 두 딸을 두고 있는 김혜영(42·서울 강남구 도곡동)씨는 요즘 들어 아이들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종전에는 단순히 우리 아이가 어느 분야에 소질이 있나 하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진로적성평가를 받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학교에서도 진로에 근거해 포트폴리오나 독서기록을 충실히 작성해야한다니까 아직 구체적인 진로를 확정 짓지 못한 상태에서 내심 불안하기만 해요.“
이번 여름방학에는 사설기관을 이용해서라도 아이들 진로적성평가를 받아보고 결과에 따라 일단은 그 방향으로 모든 활동을 기록할 생각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진로를 정했다고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기에는 학교시스템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마음이 급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와이즈멘토 조진표 대표는 “전국적으로 진로적성 평가를 실시했던 3년 전만 해도 ‘이런 것도 하면 도움이 되겠구나’하는 정도의 선구자적(?)인 학부모들이 많았다”고 전한다. 그러나 지금은 2∼3년간 빠르게 진행되어온 진로중심의 교육정책변화로 인하여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입시제도 변화, 진로교육 수요 늘려
‘입학사정관제’와 ‘자기주도학습전형’. 이들로 상징되는 최근의 급격한 입시제도 변화야말로 가장 직접적인 진로교육의 수요 및 저변확대 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입학사정관제의 확실한 대비책에 대해 임병욱 교사(서울인창고 진학연구부장)는 “학교 생활에 충실하면서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를 찾아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한다고 ‘무조건적이고 화려한 백화점식의 스펙쌓기식’ 활동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일찍부터 자신의 소질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쌓아 온 스펙이 진로와 ‘일관되게’ 관련되어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 및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자신의 진로목표를 뚜렷이 하고, 이에 맞게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잘 준비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뼈대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한다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특히 현 정부 출범 후 본격화되고 있는 고교다양화 정책도 진로교육의 수요를 크게 늘리는 주된 요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종전의 일반고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전문계고 체제에 더해서 자사고 대폭확대, 기숙형 공립고와 마이스터고 도입 등 고교 유형이 매우 다양화된 것.
중2 아들의 고교진학을 염두에 두고 고민한다는 이수영(40·서울 송파구 신천동)씨는 “고교 선택이 복잡해지니까 아이의 적성을 빨리 파악해 스펙을 쌓는 것이 진학에도 유리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한다.
즉, 대입뿐 아니라 고입 역시 진로적성의 조기파악이 중요해진 상황이 각종 검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진로적성교육의 필요성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급격히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2009 개정교육과정’으로 진로교육 제도화
입시제도의 변화뿐 아니라 이와 맞물려 작년 12월에 확정 고시된 ‘2009 개정교육과정’은 공교육 현장에서의 진로교육의 확대를 강제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게 되었다. 학교교육이 교육과정의 토대위에서 이뤄지는 현실에서 진로교육이 강조된 ‘2009 개정교육과정’의 내용이 일선학교의 진로교육 활성화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전국의 중고등학생 모두가 ‘창의적 체험활동(www.edupot.go.kr)’에 자신의 진로포트폴리오를 기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는 학생들의 교과뿐 아니라 교과 외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충실히 지도해야 하며 이를 꼼꼼히 포트폴리오로 기록 관리해나가야 하는 숙제를 갖게 됐다.
서울시교육청 진로교육담당 정성학 장학사는 “일선학교의 학교장이 자율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으로 이뤄지는 창의적체험활동을 진로교육과 연결시켜 운영하지 않으면 교육과정운영이 상당히 어려워 질것이다”고 내다봤다. 당장 내년부터 전국 초중학교는 주당 평균 3시간 이상, 고등학교는 현행 주당 평균 2시간에서 4시간으로 확대된 창의적체험활동을 실시해야만 한다.
창의적체험활동의 4개영역을 잘 편성해서 운영하려면 진로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이는 교육과정 속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선학교의 진로교육이 상당히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정 장학사의 분석이다.
공교육 흐름에 발맞춘 진로적성 조기 발견 필요
또한 교육과학기술부와 노동부, 보건복지가족부 등 3개 정부 부처는 진로교육TF를 구성해 진로교육을 대폭 확대 강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2009년 말 내놓았다. 이 계획에 따라 진로교육 예산이 대폭 확대되고 일선 초·중·고교에서의 진로교과 선택폭 확대, 체험위주 진로교육 강화, 학교관리자 및 교사에 대한 진로연수 강화, 시도교육청별 진로코디네이터 선발을 통한 진로교육활성화, 진로적성검사 지원 등 진로교육이 더욱 크게 확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사교육은 물론 공교육까지 전반적인 진로적성교육의 강화가 대세를 이루고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형 혁신학교’를 핵심정책으로 내세우며 아이들이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적성 및 진로교육을 전면화 할 것을 밝히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 될 예정이다.
따라서 자녀들의 진로적성에 맞는 목표설정과 이에 맞는 준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진로적성파악의 1차적 도구인 정확한 진로적성평가를 통한 아이들의 적성파악이 필수가 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홍혜경 리포터 hkhong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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