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사의 무분별한 경영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강원도개발공사가 알펜시아 공사비 지급을 위한 추가 공사채 승인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도 알펜시아는 최근 지방재정 논란 속에 대표적인 지방자치단체 실패 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동계올림픽 유치위해 공사비 지급해야” = 강기창 강원도지사 권한대행과 김기남 강원도의회 의장 등은 최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찾았다. 지난 5월 요청한 강원도개발공사 공사채 1500억원에 대해 승인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직무정지 중인 이광재 강원도지사까지 나서 행안부에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1조488억 원. 개발공사는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 실패로 매일 1억원씩 이자를 내고 있다.
강원도가 공사채 발행을 요청한 이유는 수영장 등 알펜시아 각종 시설이 공사비 지급 지연으로 개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여름 시즌이 다가오자 도는 시행사와 협의 끝에 이달 말까지 공사비를 지급한다는 조건으로 시설을 개장했다. 강원도는 관광객이 몰리는 여름 성수기에 경영의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강원도가 공사채 승인을 요구하는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내년 2월로 예정된 평창 동계올림픽 실사에서 공사비조차 지급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감점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강원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알펜시아는 동계올림픽 주무대인 만큼 올림픽 개최지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공사비 지급 지연에 따른 지연이자도 이유다. 시행사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비싼 지연이자를 물게 되는데 차라리 공사채 금리가 낫다는 것이다.
◆“시설 영업만으로 해결 가능할까” = 하지만 강원도의 절박한 상황과는 달리 칼자루를 쥔 행안부의 입장은 다르다.
이미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전국 지방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경영 점검에 나선 상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승인기준 7개 항목 중 4개가 미달돼 현실적으로 추가 승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책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가뜩이나 지방재정 문제가 관심을 모으는 상황에서 승인기준이 미달하는 강원도개발공사 공사채 추가발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지역 시민단체는 “지치고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김준섭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은 “공사채 발행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정작 중요한 분양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수영장 등의 영업으로 현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김 사무처장은 “인수위를 통해 전문가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범도민 대책기구 마련을 요구했지만 도청은 여전히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사무처장은 “사업 과정에서 설계가 변경되고 공사비가 늘어날 때 바로잡았어야 했다”며 “시민사회단체도 전력을 다해 이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성한다”고 말했다. 강원도개발공사가 파산할 경우 부채는 강원도가 모두 승계한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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