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명의 신탁임이 확인되면 명의 신탁자에 대하여 과징금이 부과된다. 어떤 사회복지법인이 광역시장으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고 설립되었다. 그런데 허가 내용에는 설립 당시 출연받은 부동산을 6월 이내에 매각하여 건축비와 운영비로 충당하도록 되어 있었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설립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복지법인 설립 후 예상대로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되었다. 시에서는 빨리 처분하지 않으면 설립 허가를 취소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급해진 법인은 임시 이사회를 열어 감정 평가액의 절반 이하로 매도하여도 좋다는 결의를 하였으나 매각이 되지 않았다.
법인 설립 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하게 되자 법인에서는 궁여지책으로 부동산 명의 신탁을 하는 방법으로 명의를 변경하였다.
위 경우는 명의 신탁에 해당된다. 아버지가 토지를 매수하면서 아들 이름으로 등기를 하거나 신용 불량인 사람이 자기 이름으로 재산을 취득할 경우 가압류가 들어 올 것을 염려하여 부인이나 친구 이름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경우가 명의 신탁이다. 이러한 명의 신탁은 모두 무효이다.
위 사건에서도 시장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으로 과징금 4천여 만원을 부과하였다. 그런데 부동산실명제법 시행령에는 과징금의 감경 조항이 있다. 조세 포탈이나 법령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가 아니면 금액을 2분의1 감경될 수 있다.
사회복지 법인에서는 시행령을 근거로 자신들의 명의 신탁은 법인 설립허가조건 불이행에 따른 설립 허가 취소라는 행정 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명의 신탁한 것이고 세금 회피나 법의 제한을 피할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과징금을 절반으로 감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시장은 과징금을 “감경해 줄 수 있다”는 것은 감경해도 되고 안 해도 좋다는 규정이므로 감경해 주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사건은 법원에 제소되었다. 법원은 과징금을 산정함에 있어서 감경 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거나 감경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오인하고 과징금 전액을 부과한 것은 재량권의 일탈, 남용으로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이재구 변호사 / 법무법인 대륙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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