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동성범죄가 극성을 부리자 국회에서는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상습 성범죄자에게 성충동을 억제하는 호르몬을 투여하여 성범죄 재발을 막겠다는 것이다. 실효성이나 비용, 인권침해 등에 대한 논란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지만호르몬이라는 물질로 성적 욕망이라는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흥미롭다. 사랑은 변하는 거라지만 물질로 마음을 변화시킬 수 이 있다니.
아마 책 “마음”의 시작은 이 지점일 것이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이것이 “마음”이 던진 질문이다. “마음”은 수년 전 TV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담당피디가 책으로 펴낸 것이다. TV 영상도 근자의 “아마존의 눈물” 만큼이나 매력적이었는데 미처 방송에 내보내지 못한 내용까지 정리해 책으로 펴낸다는 소식에 얼마나 반가웠던지. 왠지 TV로 보는 것은 책으로 읽는 것만큼 가슴에 오래 간직되지 않는다. 그것이 책과 영상의 차이이다.
지은이는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1년 동안 전 세계의 심리학자와 뇌과학자, 신경학자, 종교인, 의사 등을 찾아 다녔다. 그러나 궁극의 의미나 답을 찾고자 하려던 건 아닌 듯하다. 추상적인 ‘마음’을 현실화 하는 것. 그럼으로써 어떻게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찾으려는 것이다. 430여 페이지의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은 의외로 단순해 읽기 어렵지 않다.
지은이는 많은 일상적 사례와 다양한 과학적 실험 등을 통해 마음의 복잡하고 신비한 작용을 보여준다. 성형중독증. 강박증. 플라시보 효과. 점쟁이와 마음. 트라우마. 자신의 다리를 자르고 싶어하는 사람. 절단된 팔굼치가 가려운 사람. 그리하여 마음이 가슴에 있기를 원했던 지은이는 ‘마음은 정보를 수집, 처리, 보관하는 뇌의 고등 기능이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내가 주목하는 것은 이러한 결론이 아니라 이러한 결론에 이르게 하는 수많은 사례와 실험이다. 논술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례를 들어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에 인용되는 많은 사례와 실험들은 논술 예시의 보고다. 논리적 추론만 갖춘다면 어떤 주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대입논술의 주요 주제인 관념론과 유물론, 정신과 육체, 행복론, 인공지능 로봇의 인격, 사형제와 인권, 전쟁과 평화, 소통, 외모지상주의 등등 어디에든 가능하다. 직업병이란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다. 필요가 책읽기의 동기가 되나니.
둘째로 진짜 지은이가 하고 싶어 하는 말. 마음먹기에 따라 우리가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해 질 수 있는 지, 또 얼마나 불행해 지는 지다. 역시 수많은 사례들이 ‘당신은 행복할 수 있어요’라고 속삭인다. 당신은 얼마나 위대한 마음을 갖고 있는지 아느냐고 속삭인다. 마음이 어떻게 몸을 지배하고 다시 몸이 어떻게 마음을 변화시키는 지 알려준다. 읽다 보면 건강하게 살기, 공부 잘하기, 훌륭한 아버지, 좋은 남편 되기, 세상 바로 이해하기, 담배 끊기가 그렇게 쉬워 보일 수가 없다. 용서와 긍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길만 찾을 수 있다면 말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는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내 마음을 언뜻 들여다 본 듯도 하다.
조동기 국어논술 영통캠퍼스 031-273-2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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