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광역단체장 과제와 전망 - 광주·전남

정부지원 아쉬운 야 단체장들

지역내일 2010-06-22
‘각’ 세우자니 국책사업 힘들고, ‘머리’ 숙이자니 당과 부딪히고
광주·전남을 이끌 강운태, 박준영. 지역에서야 정치적 독점정당이지만 대외적으론 야당 소속으로 중앙정부를 상대해야 하는 이들의 입장에선 곤혹스런 처지가 적지 않다. 현안 사업 추진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의 한 가운데 서기 일쑤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3선 도전에 성공한 직후 ‘영산강’ 문제로 연일 도마 위에 올랐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이 비판하고 정부가 박 지사를 대변하는 모양새를 띠기도 한다. ‘내무행정의 달인’ 칭호를 받는 강운태 당선자도 광주시의 경제현안을 풀고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야당 단체장의 단면을 보여준다.

총체적 변화를 요구받는 강운태
광주시민들은 6·2지방선거에서 광주시정의 총체적 변화를 요구했다.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가 승리의 원동력을 ‘민심’이라고 꼽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선5기의 성공 여부는 ‘민심과의 소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운태 당선자도 시정의 변화를 위해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소통을 위해 인수위에 시민단체 대표 등을 다수 참여시켰다. 또 당선 이후 매주 금요일 시민과의 대화에 나서고 있고, 직속민원실 설치도 검토 중이다. 이런 조치 때문에 ‘소통이 가능한 단체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선과 인수위 운영 때 나타난 ‘엘리트주의’ 때문에 소통이 단절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기백 광주참여자치21대표는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버린다면 성공한 단체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운태 당선자는 ‘위기에 처한 광주경제를 살릴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광주경제는 건설업체의 잇단 부실과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 토종 유통업체 몰락 등으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성장 동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특히 강 당선자는 낮은 재정자립도 때문에 정부에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냥 머리만 숙일 수도 없는 처지다. 더군다나 강 당선자 임기 중반에 대선이 있기 때문에 그의 처신이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는 야당 단체장의 태생적 한계다. 강 당선자가 이처럼 복잡한 정치적 역학구도를 원만히 활용하면서 광주경제를 회생시킬 경우 ‘성공한 단체장’과 ‘광주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속의 성장’을 주문받는 박준영
박준영 전남지사는 큰 어려움 없이 3선에 성공했다. 이는 전남도민이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한 결과다. 이에 따라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F1대회)와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J프로젝트)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두 사안은 박 지사의 ‘존재의 이유’를 가름할 정도로 중요하다.
오는 10월 첫 대회가 열리는 F1대회가 실패할 경우 ‘책임론’ 등 엄청난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박 지사는 또 ‘전남의 운명’을 바꿀 신 성장동력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F1대회와 J프로젝트 등이 ‘과거형’이라면 ‘미래지향적’인 큰 그림을 내놓아야 한다. 박 지사가 최근 간부회의에서 ‘국제대회 유치’ 등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광주·전남 상생 방안도 박 지사가 먼저 풀어야 할 숙제다. 광주·전남은 ‘공동혁신도시’ 조성이라는 커다란 성과에도 불구하고 ‘무안공항 활성화’ 등에선 엇박자를 빚고 있다. 이에 따라 3선에 성공한 박 지사가 광주·전남을 함께 성장시킬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광주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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