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시니어가 사는 법

행복한 부부로 사는 법 배우는 이재룡·이선순 부부

지역내일 2010-06-14

행복한 부부로 사는 법 배우는 이재룡·이선순 부부
황혼이혼? NO~ 황혼 인생은 아름다워~

“잘 지내다가도 한 번 씩 티격태격 하잖아요. 사람 사는 일에 어쩔 수 없이 의견충돌이 있지요. 성격이 급해서 화가 나면 분노조절이 어려웠어요. 우리부부라고 언제든 끄떡없다 자신할 수 있나요?”
분당구 구미동의 이재룡(68)·이선순(64)부부가 노년기 부부 관계 향상을 위한 ‘행복 부부 레시피’ 교육을 받게 된 이유다. 
72년에 결혼을 했으니 올해로 만 39년째 부부의 연을 이어가고 있는 터. 여느 부부처럼 자식들 낳고 알콩달콩 살아왔지만 황혼을 보다 아름답게 보내기 위한 부부관계 공부는 현재 스코어 아주 만족스럽단다.
이씨 부부가 듣고 있는 ‘행복 부부 레시피’는 분당노인종합복지관(관장 최영대)에서 사회복지공동모음회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부부 관계 증진 프로그램. 가장 열성적이고 모범적인 부부로 소문난 이 부부에게 황혼 이혼이 높아지고 이 시대, 행복한 부부로 살 수  있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분당은 노인들의 천국, 나와서 즐겨라
“사실 우리만큼 궁합이 잘 맞는 부부는 드물거예요. 지금까지 살면서 큰 갈등내지 고비는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도 부부 교육을 듣는 이유는 우리 아이들, 그리고 손주들에게 노년에도 이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였죠.” 이선순씨의 수강 이유다.
보통의 경우 남편의 은퇴 이후 부부관계에 어려운 고비가 오게 마련. 이 부부에게는 이런 고비조차 없었을까?
“도시계획 공무원으로 오랜 시간을 지내다 개인 건축사무소에서도 일을 했죠. 그래서 남들보다는 늦은 나이인 61살에 은퇴를 했어요. 그때부터 남는 시간을 하모니카 배우고 서예, 포켓볼 등 여가생활하면서 지내니 안사람하고 부딪힐 일이 없더라고요.”
이재룡씨는 “예전만 해도 기껏해야 경로당 밖에는 갈 때가 없었는데 이제는 노인들이 살기 편한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분당만 해도 국내 최고의 복지관과 탄천이 있어 문만 열고 나가면 놀 거리가 풍성하다”고 말한다. 아내인 이선순씨 또한 사회교육 프로그램과 봉사활동으로 누구보다 바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자신이 속해 있는 환경에 노인들도 적응을 빨리해야 돼요. 예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데 하는 허례의식보다는 지금의 내가 있는 곳에서, 은퇴자로써의 본분(?)에 맡게 적응을 하고 즐거운 소일거리를 찾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겁니다.”
현재 이재룡씨는 포켓볼과 사군자, 부부교육 공부를, 이선순씨는 탁구와 기체조, 하모니카 등 복지관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3개씩 수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부부의 하루는 언제나 활기 있고 바쁘다.   

부부관계는 결국 마음가짐의 문제
“사실 부부관계는 마음먹기 달렸어요. 상대방을 좋게 보면 좋은 모습만 눈에 들어오고 ‘잘  지내야지’ 하는 마음을 먹으면 또 그대로 되는 법이죠.” 일찍 아내를 여의고 홀로 자식들을 키워온 아버님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이재룡씨의 부부관이다.
부인 이순선씨의 부부관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남자는 평균 75세, 여자는 85세라 쳐도 우리에게 남은 날이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작년에 남편이 심혈관 수술을 받았는데 아주 잠깐 ‘나 혼자되면 어떡하나’, ‘그 외로움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지금 건강한 남편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죠. 나보고 먼저 죽으라고, 무덤 잘 만들어 놓고 따라 간다는 남편 말이 서운한 게 아니라 정말 고맙게 전해지더라고요.”  
그렇게 아직까지 알콩달콩 신혼부부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부부는 얼마 전 ‘시니어 모델’ 콘테스트에서 당당히 ‘진(眞)’의 영광을 거머쥐기도 했다.
“우리부부가 대단히 잘생기고 미인이어서가 아니라 같이 있으면 행복해 보이고 밝은 미소가 좋아보여서 상을 받을 수 있었대요. 항상 긍정적으로 서로를 대하려는 마음이 얼굴에 나타났다고나 할까?” 웃음.
이씨 부부는 은퇴 이후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욕심과 기대를 낮추라. 배우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각방은 쓰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싸움의 소지도 줄어든다. 그러니 국지전(소소한 다툼)을 통해 평상시 갈등을 조절하라’ 등이다.
조만간 있을 ‘부부 교육’의 피날레는 1박2일 워크숍이라며 벌써부터 기대감을 보이는 이재룡·이선순 부부. 두 손 맞잡고 걷는 부부의 뒷모습이 아직도 풋풋한 연인사이 같아 자꾸만 돌아보게 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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