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전국학생만화공모전 대상 수상한 이순승

지역내일 2010-06-11

부천 경기예술고등학교 만화창작과에 재학 중인 이순승(3학년5반)양이 제11회 부천전국학생만화공모전 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번 공모전은 재)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부천시, 부천교육청 및 주요 만화단체들의 후원을 받아 개최했다. 1203명의 작품을 대상으로 본선 작품 81명을 선발했고 5월16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비즈니스센터 교육실에서 ‘소년&소녀’를 주제로 본선대회를 개최한 결과다. 고등부 이야기부문에 응모한 이 양은 철거를 앞둔 빈민촌이 재개발되면서 힘없는 약자는 소외된 반면, 그것을 악용한 졸부가 생겨나는 부조리에 관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 내 그랑프리의 영광을 안게 됐다.

빈민촌 재개발에 관한 이야기가 소재
“대상 수상 소식을 듣고 얼떨떨했어요. 정신을 차리고 제 작품을 다시 봤더니 뿌듯하더라고요. 항상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는 부모님과 도움을 주신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순승 양은 이번 공모전 수상 작품을 한 달 반 동안 준비했다. 영화 ‘파주’와 ‘1번가의 기적’,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등에 등장한 빈민촌 재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소재로 선택했다. 밑그림을 그리고 캐릭터 표정을 몸으로 따라하며 취약한 부분을 수정해갔다. 완성 무렵에는 한 번도 잘한단 말이 없었던 선생님의 칭찬을 받으면서 본선 진출에 자신을 갖게 된다. “본선은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수상까지는 생각을 못했어요. 하지만 큰 상을 받았네요. 부천 학생이 대상을 받은 적이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이번 수상은 저에게도 큰 의미로 남게 됐습니다.” 순승 양은 만화가의 끼가 다분하다. 말을 많이 하지 않고 한 번 책상에 앉았다 하면 엉덩이를 뗄 줄 모르는 장점을 가졌다. 만화 인구가 늘어나면서 경쟁력도 갖춰야 해서 대학 입시 공부도 치열하게 준비 중이다.   

중2 때 어머니 권유로 만화 입문
맑은 얼굴의 순승 양은 더없이 조용하다. 질문하면 픽, 웃기만 한다. 말을 잘 못해서라고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었어요. 입시에서 벗어난 고민이 담긴 만화 작업을 해보려고 응모한 거예요.” 똑 떨어지게 말도 잘하는데 침묵하는 이유는? 원래 성격이 그렇단다. 순승 양의 어머니는 미술을 보는 안목이 높았다. 고등학교 시절 그림을 그려봤기 때문이다. 그림에 관심이 많은 딸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중학교 2학년의 순승이에게 만화학원을 다녀보라고 권유한다. 좋아했던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막연하게 들어갔던 만화에의 입문은 쉽지 않았다. 매일 만화에 나왔던 요정 그림만 그리고, 너무 작게 그려서 놀림을 당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체를 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만화의 맛은 순승이의 손끝에서 조금씩 익어가기 시작했다. 현재 어머니는 딸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좋은 모니터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던 만화그리기가 고등학교 선택을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입시 준비로 바뀌었지요. 처음엔 뛰어나게 그리지도 못하고 좌충우돌했지만 열심히 해서 노력파라는 소릴 듣게 됐어요. 솔직히 저는 재능이 뛰어나다기보다는 꾸준하고 성실한 게 주특기라고 할 수 있어요.”   

고된 작업이지만 즐기면서 가야죠
“영화로 만들어진 ‘이끼’의 만화가 윤태호와 강풀의 작품들을 모두 다 좋아해요.” 순승 양의 꿈은 만화가나 동화작가다. 주변에서 보고 듣는 생활 이야기를 모티브로 소외 이웃을 담아내는 진실한 작가가 되고 싶다. 선생님들은 순승 양에게 인체를 정확히 표현하기보다 동세(그림에서 나타난 운동감)를 잘 잡는다고 평가한다. 또한 색감이 뛰어나고 선의 느낌도 좋다고 말한다. 이번 공모전 심사위원들에게 “고교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우수한 필력과 연출력을 겸비한 학생”이라는 극찬을 받았을 만큼. “입시를 준비하면서 패턴화 된 것을 깨기가 제일 어려웠어요. 또한 스토리와 연출 부분도 더 배워가야 할 지점입니다. 그리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만화의 매력이예요. 정신과 육체적으로 고된 작업이지만 즐기면서 가야죠.” 이번 수상으로 장학금 100만원을 받게 된 순승 양은 상명대학교 만화 특선(중2), 상명대학교 만화 가작(고1), 피사프 동상(고2), 청강대학교 특선(고2), 제10회 부천전국학생만화공모전 입선 등을 수상하며 탄탄대로를 달려왔다. 한편, 공모전 결과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www.komacon.kr) 및 만화규장각 홈페이지(www.kcomics.net)에서 확인하면 되고 시상식은 오는 6월12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뮤지엄 만화규장각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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