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 사는 즐거움 중 하나는 도시스러움과 시골스러움을 함께 향유할 수 있다는 것. 바쁜 도시의 일상 중 짬을 내면 언제든 고향 같은 전원으로 달려가 마음의 쉼을 얻을 수 있다.
시내를 벗어나 치악산 금대리로 들어서기 바로 전 관설동에 신촌이라는 마을이 있다. 오솔길 옆을 따라 마을 어귀로 들어서면 이곳을 찾는 방문객을 맞이하는 첫 집이 나타난다. 옛 집의 정취를 그대로 살린 ‘신촌막국수(대표 최덕희)’가 지난달 이곳에 문을 열었다.
● 50년 고향집 정취 그대로 ‘향수’ 물씬
신촌막국수에 들어서면 음식점이라기보다는 마치 시골 친척집에 놀러온 기분이다. 어릴 적 방학 때면 놀러가곤 했던 외갓집에 대한 오래된 기억이 다시금 떠오른다.
집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든든한 뒷산, 신촌 계곡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는 집 앞 시냇가, 잠시나마 산책하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작은 오솔길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오래 붙잡아 둔다.
신촌막국수의 안주인인 최덕희 대표는 50년 된 시가의 가옥을 원형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했다. 최덕희 대표는 직접 나무를 톱질하고 흙벽돌을 올리며 이 집을 완성했다. 그래서일까? 집안과 마당 곳곳 작은 화분에도 안주인의 애정 어린 손길과 정성이 배어 있다.
● 깔끔한 맛의 비법은 ‘자연스러움’
소박해 보이는 한 그릇의 막국수. 그러나 최덕희 대표가 만든 막국수에는 드러나 보이지 않는 정성이 녹아 있다. 특히, 막국수는 쭉 들이키는 국물이 그 맛을 좌우한다.
최덕희 대표는 국내산 한우를 사용하여 3일 밤낮을 고아 낸 사골 육수와 양지머리 육수, 신선한 7가지 재료가 들어간 야채 육수, 그리고 직접 담근 동치미 국물로 맛을 냈다. 막국수 국물에 화학조미료가 전혀 가미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속이 편하고 든든하다. 막국수 위에 얹는 상추 등 야채는 텃밭에서 직접 키웠다.
또한, 막국수에 들어가는 주 건더기 재료인 국수와 편육, 그리고 양념장은 박영선 주방실장이 전담한다. 박 실장은 매일 매일 직접 반죽해 뽑아낸 생면을 바로 삶아 국수를 내고, 고명으로 얹는 편육도 직접 삶는다.
● 물?바람?돌 자연이 준 조화 ‘동치미’
막국수 국물 맛을 내기 위해 마무리로 사용하는 동치미 국물은 최덕희 대표가 직접 매주 담근다. 최 대표는 동치미를 만들기 위해 전통적 방법을 그대로 살려 나가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신촌막국수 국물 특유의 톡 쏘는 맛은 식초가 아니라 자연 발효한 동치미로 인한 것이다. 땅 속 바위 아래에서 직접 끌어올린 암반수를 사용해 담근 동치미를 산 밑 저장소에 파묻어 자연 발효했다. 동치미 제조 과정은 자연이 주는 자연스러움에 다가가려는 최덕희 대표의 노력의 산물이다.
● 음식으로 공(公).정(情) 쌓고 싶어요
앞으로 신촌막국수를 통한 최덕희 대표의 꿈은 ‘음식으로 공(公을) 쌓는 것’이다. 겉보기엔 소박하지만 정성스럽게 만든 막국수 한 그릇 손님들께 대접하며 정(情)을 듬뿍 나누고 싶다.
최 대표는 “이곳에서 50년을 살아오시면서 시어머님께서는 거지든 이웃이든 지나가는 분들에게 항상 음식을 대접했다고 하십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 한 끼 음식을 통해 사람 사는 도리를 행하며 이웃과 나누셨던 시어머님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전시할 공간이 아쉬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에게 작으나마 마당을 개방하여 전시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한여름 밤에는 마당과 사랑채 마루에 삼삼오오 둘러 앉아 자연과 일치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툇마루 음악회’도 열고 싶다.
문의 : 761-5454
이주혜 리포터 kevinm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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