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근무하는 변호사님으로부터 들은 판사님의 가족 얘기다.
평소 공부도 잘 안하는 아들이 엄마와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는 자기는 비록 택시 운전을 하지만 아들이 유명한 대학 병원의 의사라고 하였다. 그런 장면을 본 엄마는 택시에서 내려 아들에게 "너는 느낀 것이 없냐"고 했다.
그러자 아들이 자기도 커서 택시 운전을 자랑스럽게 하겠다고 했다.
"저는 비록 택시를 운전하지만 아버지는 훌륭한 판사랍니다."
또 다른 판사님 가족 얘기이다.
평소 공부를 못하는 딸이 우열반 배치고사에서 열반에 배치를 받았다.
엄마가 "엄마는 괜찮지만 너는 창피하지도 않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딸이 반색을 하면서 "엄마 정말 괜찮아? 엄마가 괜찮으면 난 괜찮아! 난 엄마가 안 괜찮은 줄 알았지!"
어떤 엄마가 수사 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나서 죽고 싶었다고 하소연을 하는 얘기를 하였다. "사기꾼이 무슨 할 말이 있다고 입을 나불거려"라는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자식들과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다. 비록 사기죄로 고소를 당해서 조사를 받고 있지만 가족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엄마인데 만약 가족들이 그론 모습을 보았다면 자신은 가족들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항상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집중한다. 사회적인 인간이 가지는 가장 큰 욕망은 ‘남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한다. 남으로부터 나를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모욕을 심하게 받으면 자살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남은 자신의 일을 하기도 바쁘고 남에 관심을 가질 시간도 없다. 반대로 상대에 대한 조그만 배려가 상대를 감동시키기도 한다.
원주지청에 근무하던 여자 검사님이 가끔 생각난다. 그 검사님은 피의자를 위증죄로 조사하여 구속시킨 후 유치장이 추울 거라면서 내의를 한 벌 사주었다고 했다. 그 당시 구속되었던 피의자로부터 나중에 들은 얘기이지만 자신을 구속한 검사님에 대한 원망보다는 존경심이 생겼다고 했다.
누구나 자신의 잘못을 잘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이재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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