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탐구 - ①여성의 갱년기

갱년기, 정면으로 돌파한다!

스스로 삶의 질을 높이도록 노력하며 극복해야

지역내일 2010-06-29

 


우리가 사춘기를 거쳐 왔듯이 갱년기 또한 피할 수 없다. 갱년기는 성호르몬의 불균형과 신체의 노화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증상이다. 물론 개개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50세 전후에 많이 발생한다. 특히, 요즘같이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건강에 결정적인 적신호가 올 수 있다. 이러한 갱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주부들의 노하우를 들어보자.


□ 갱년기 증상으로 괴로워하는 K씨
갱년기의 일반적 증상은 안면홍조와 함께 동반되는 피로감, 불안감, 우울, 기억력 장애 등이 며, 밤에는 수면장애를 겪기도 한다. 비뇨생식계의 위축에 따른 증상(질 건조감, 성교통, 질염, 방광염, 배뇨통, 급뇨), 정신적 불안정(집중장애 및 단기 기억장애, 불안과 신경과민, 기억력 감소, 성욕감퇴), 피부 관절계 변화(피부건조와 위축, 근육통, 관절통) 그리고 골다공증의 진행으로 인한 골절의 증가 등 여러 형태로 발생한다.
서초구 잠원동의 김현정(53) 주부는 요즘 들어 더욱 심해진 수면장애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겨우 잠들어 서너 시간 자는가 싶으면 어김없이 새벽녘에 잠이 깨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폐경이후 나타나는 갱년기 증세로 심신이 날로 황폐해지고, 최근에는 골다공증까지 생겼다는 김씨는 결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해 병원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또 강남구 개포동의 이소영(26)씨는 친정엄마의 갱년기 장애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최근 들어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히스테리가 극에 달하면서 상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 본인에게 거슬리는 행동이나 말을 참지 못한 채 어디서든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고, 심지어는 심한 욕설까지 퍼붓기도 한다고. 청담동 린클리닉의 김세현 원장은 “갱년기는 개인마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본인과 식구들의 노력에 따라 치유효과가 달라진다.”면서 “단지 호르몬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나는 이렇게 극복한다!
우면동의 장인숙(53) 주부는 요즘 학기말고사를 준비하느라 밤잠을 설친다. 작년에 둘째 아들까지 대학에 보낸 장씨는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허탈감에 긴장이 풀리면서 몸의 구석구석이 아프기 시작했다고.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아봤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고 단지 갱년기에 따른 증세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녀는 갱년기 퇴치법으로 사이버 한국외국어대학 영어학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평소 전문대 졸업이라는 학력 때문에 대학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김씨는 좋아하는 영어도 배우면서 학사자격증도 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압구정동의 손영자(55) 주부는 젊었을 때부터 사진이나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고, 남들보다 손재주가 뛰어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던 중 교환교수인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2년간 체류하면서 현지에서 보석디자인을 공부하기도 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것을 계기로 지금은 서초동에 사무실을 내고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혼수예물을 맡아 짭짤한 수입도 올리고 있다. 그녀는 “앞으로 10 년 후, 그때 10년 전에 무엇이라도 시작해 볼 걸.”하는 후회가 생기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일을 찾아 도전해 보라고 당부했다.
서초동의 조현숙(52) 주부는 영어노래 가사를 외우느라 흥얼거리며 다닌다. 아이들도 다 크고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고심하다가 동네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흘러간 팝송반과 요가반에 등록했다. 일주일에 한번은 팝송을 부르고, 두 번은 요가반에 들러 건강도 챙기고 바디라인(?)도 가꾼다. 동호회도 가입해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생겨 우울했던 증세가 싹 사라졌다고 전한다. 사학과 출신인 논현동의 고진영(56) 주부는 2년 전부터 일주일에 한번 박물관 안내를 하고 있다. 이틀정도는 안내를 위해 공부하고 하루는 실전에서 일하니 일주일이 바쁘게 돌아간다고. 또 봉사자들끼리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도 교환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등 배우는 것도 많아 활력이 넘친다고 털어놓았다.


□ 갱년기에 효과적인 건강식품
그렇다면 갱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보양식이나 건강식품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콩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구조와 기능이 비슷해 얼굴이 달아오르고 열이 나며 우울해지는 등의 갱년기 증상을 덜어 주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석류에는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피토에스트로겐(식물성 에스트로겐)이 1㎏당 17㎎ 들어 있다.
고대 페르시아시대부터 ‘여성의 과일’로 대접받아 온 석류는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여성호르몬은 석류의 씨앗을 싸고 있는 막에 많아서 씨까지 씹어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자몽과 아마씨는 안면홍조를 완화시키는데 좋고, 칡즙 역시 갱년기 여성에게 추천할 만한 식품이다. 칡에 함유된 다이드제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으로 안면홍조, 발열,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다. 칡뿌리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콩의 30배, 석류의 626배나 많다. 따라서 칡즙을 우유, 멸치 등과 함께 먹으면 칼슘흡수를 도와 골다공증을 예방해 준다.
또 멸치, 우유, 시금치, 다시마, 요구르트, 치즈 등과 같이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해야 하며, 토마토에도 골다공증에 좋은 비타민K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리고 붉은색 자두에 함유돼 있는 보론이라는 성분은 여성호르몬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갱년기 여성이 섭취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비타민 A, B, C 등과 칼륨, 칼슘 등의 미네랄은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 인삼의 사포닌 역시 여성호르몬 생성을 촉진시켜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불면증, 신경불안, 우울증을 해소하는 데 유익하다. 


□ 체력관리와 긍정적인 마음가짐
갱년기 여성에게 있어 운동은 필수요건이다. 너무 무리한 운동보다는 일주일에 3~4회, 30분 정도가 적당하며, 맨손체조, 가볍게 걷기부터 시작해 배드민턴, 에어로빅, 수영 등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법을 선택하면 된다. 또한 갱년기에는 급작스럽게 체중이 증가하기도 하는데, 급격한 체중증가는 비만,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을 불러오기 때문에 평소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김세현 원장은 “안면홍조증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며 운동을 하면 골밀도가 증가하므로 골밀도 감소에 의한 골절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폐경은 여성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거쳐 가는 신체적 변화의 한 과정이며, 질병이 아닌 자연현상이므로 걱정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서초동 모나코빌딩의 큐렌시아 내과 김상우 원장은 “여성에게 갱년기가 찾아올 즈음엔 남편과 자녀들은 사회적으로 바빠지는 시기이고, 결국에는 혼자 고립되는 ‘빈 둥지 증후군’이 초래되어 우울증이 발생하게 된다.”며 여성호르몬을 투여함으로써 갱년기 증세를 완화시키고 치매,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대장암, 피부노화 등을 예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골격계가 약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골다공증이 10~20년 빨리 진행되므로 적당한 운동과 칼슘, 비타민D 섭취를 통해 뼈의 건강과 강도를 유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정문화원의 김영숙 원장은 “젊음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중년의 아름다움 또한 그만한 가치가 있다. 외모는 좀 늙었어도 마음만은 더 풍성해진다.”면서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 삶의 질을 높인다면 갱년기는 자연스럽게 지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Well-Aging, 즉 잘 늙어가려면 ‘관계 맺기’를 잘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넉넉한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여성 자신이 갱년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갱년기 자가 진단법


1)얼굴이 갑자기 달아오른다.
2)잠이 잘 오지 않아 고생한 적이 있다.
3)쉽게 피로해지고 전신에 힘이 없다.
4)피부나 모발이 건조하고 가렵다.
5)기미, 주근깨가 생기기 시작한다.
6)피부 탄력이 없고 화장이 안 받는다.
7)머리카락이 가늘어진다.
8)생리통이 심한 편이다.
9)생리주기가 일정하지 않다.
10)손발이 자주 저리다.
11)덥지 않은데 얼굴, 목, 가슴 등이 쉽게 붉어진다.
12)밤이 되면 덥고 땀이 많이 난다.
13)마음이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
14)우울하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15)집중력이 떨어지고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잘 잊어버린다.
16)식구들에게 자주 화를 낸다.
17)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자신감이 준다.
18)질이 건조하고 성교 시 통증이 있다.
19)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 시 불쾌감이 있다.
20)관절통이 생긴다.


*0~7개 : 규칙적인 운동과 식생활 개선
*8~13개: 주의 깊은 관심과 진단 필요
*14~20개: 전문가의 도움 필요
(신소애 산부인과 제공)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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