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 속 펼쳐진 제13회 강남구청장기 소년축구대회
도성초등학교와 대치중학교 우승
20개 초등학교, 19개 중학교 참가…뜨거운 열기와 기량 돋보여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2010 FIFA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인 요즘, 지난 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 열띤 경기를 펼친 제13회 강남구청장기 소년축구대회가 18일 중동중학교 축구장에서 결승전과 폐막식을 끝으로 성대한 막을 내렸다.
이 대회에는 강남구에 있는 초등학교 20개교 351명, 19개 중학교 336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대한축구협회 선수로 등록된 학생은 참가할 수 없으며 경기는 토너먼트로 진행됐고 최종 2개 팀이 결승전을 벌였다. 우승은 도성초교와 대치중학교가, 준우승은 대곡초교와 언북중학교가 각각 차지했다. 우승팀 전원에게는 부상으로 해외연수의 기회가 주어졌다.
올해로 벌써 13회째인 이 대회는 일찌감치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학생들은 이 대회를 기다리고 있으며 우승의 향방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과 시기가 맞물려 그 열기가 한층 더 고조되었으며 참가한 어린 선수들의 열정은 월드컵 이상이었다.
박빙의 승부, 최선을 다한 경기
전·후반 각각 20분씩 벌였던 도성초교와 대곡초교의 경기는 결승전답게 양팀 모두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양팀의 기량이 팽팽해 경기 내내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 결과는 도성초교의 1대 0 승.
도성축구팀은 계발활동(학교스포츠클럽)과 방과후학교 축구반 중에서 선발된 우수한 학생들이다. 도성초교 문승준 생활체육부장은 “학생마다 개성이 있고 축구에 대한 관심과 승부욕이 높아 가끔은 마찰도 있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서로서로 의지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축구는 경기의 승패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축구를 통해 선수들은 심신을 성장시키기도 한다. 도성초교 주장 이준범 군은 평소에 열심히 연습해서 자신감이 있었지만 막상 전날에는 자신이 주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혹시 지면 어쩌나하는 걱정을 많이 했단다. 하지만 도성의 대표이기 때문에 학교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했다. “축구를 하면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맞볼 수 있었으며 이 대회를 통해 애교심도 생기고 다른 학교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이 군은 말했다.
마지막까지 승패를 가릴 수 없을 만큼 열띤 경기였기 때문에 경기에 패한 대곡초교팀은 매우 아쉬워했다. 대곡초교 주장 한동욱 군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고도 결과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주장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더 많이 느꼈고 이번 시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축구를 통해 건전한 청소년기 보내
대치중학교와 언북중학교팀은 방과후교실 축구반에 참가한 학생들이다. 비오는 날을 제외하곤 매일 7시부터 8시까지 수업 전에 모여 축구를 했다. 컴퓨터나 게임에 빠져들기 쉬운 청소년기에 이 학생들은 축구를 하면서 학업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실하게 지낼 수 있었다. 특히 절대로 지각하지 않는 착실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지도교사들은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친구나 선후배와 잘 어울리고 ‘왕따’로 소외된 친구에게 같이 운동하자며 손을 내밀 줄도 안다고 말한다. 대치중학교 이수득 교장은 “학생들이 축구를 통해 놀이문화도 건전해지고 바르게 성장한다.”면서“특히 강남구청배 대회는 전문 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이 참가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4대2로 승리한 대치중학교 축구반 강태한 교사는 “결과가 좋아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면서 “1등도 해본 사람만이 그 성취감을 아는 것처럼 이번 대회의 우승으로 축구반 학생이 앞으로 살아갈 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에 출전하면서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연습하고 또 시합을 했지만 정말 우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대치중학교 주장 임우진군. “우승하고 나서도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친구들과 선생님들께서 너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승리를 깨달았다.”며 행복하게 말했다. 임 군은 축구부 주장으로 선생님의 지도대로 부원들을 이끌지 못하는 것만 같아 늘 안타까웠지만 힘들더라도 상대팀보다 한걸음 더 뛰자는 강태한 선생님의 말씀을 늘 새겨듣고 힘을 냈다고 한다.
대치중학교 강태한 교사와 언북중학교 축구반 황성룡 교사는 사제지간이기도 하다. 강 교사가 개포중학교에서 근무할 때 황 교사를 가르쳤다. 사제 간에 각자의 팀을 이끌고 결승전에서 만난 묘한 인연이었다. 경기 후 강 교사는 상대팀인 언북중학교가 선전했다며 격려하고 자신의 제자인 황 교사를 진정으로 위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황교사도 예의를 갖춰 스승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황 교사는 언북중학교에 부임하던 첫 해 축구반을 맡았다. 그해 강남구 대회에 출전했지만 예선 탈락 했고 마침내 올해 결승전까지 올랐다. 선수들은 학부모, 교사, 그리고 교장선생님의 열띤 응원에 감동했으며 다시 또 해보자며 용기를 냈다. 황,교사는 혹시 축구반 학생들이 축구를 한다고 공부를 소홀히 할까봐 중간고사, 기말고사 성적을 매번 챙긴다. 황 교사는 “언북중학교 축구반 학생들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한다.”고 제자를 자랑하며 “내년엔 꼭 우승할겁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희수 리포터naheeso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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