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주문 제작, DIY 목공수업, ‘나무 이야기’

만드는 재미, 보는 기쁨, DIY 가구

지역내일 2010-06-17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느라 취미 생활은 꿈도 못 꾼다는 사람에게는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절실하다. 어쩌면 우리는 내 취미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우리에게 취미가 직업이 되고, 그 일을 하며 돈도 버는 사람은 여간 부러운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가구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취미로, 결국은 직업으로 이어진 ‘나무 이야기’의 강호석 대표를 만나 그 부러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여성들도 쉽게 할 수 있는 가구 만들기
단구동 주민센터 맞은편에 위치한 ‘나무 이야기’는 가구 주문 제작과 DIY 목공수업이 함께 이루어지는 곳이다. 마침 몇몇 회원이 모여서 도면에 대한 상의도 하고, 드릴로 나사를 박는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여성 회원들이 많았다.
시작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는 이명숙(50) 회원은 “가구 만들기에 늘 관심만 가지고 있다가, 앞으로 태어날 손주의 침대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첫 작품으로 책꽂이를 만들었는데, 내 손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해요”라고 말한다.
“회원의 90% 이상이 여성입니다. 가구를 만든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재단된 DIY목재를 다듬고 붙이면 되기 때문에 여성들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뽀빠이’란 닉네임을 가지고 인터넷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 강호석 대표의 설명이다.


●DIY 목공수업으로 만드는 재미 느껴보세요
아이 책상, 서랍장, 옷장, 침대, 콘솔, 책장 등등 집안 가구의 대부분을 손수 만들었다는 강 대표에게 가구를 직접 만들면 어떤 점이 좋은지 물어보았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성 가구는 사이즈가 정해져 있어서 내가 필요로 하는 공간에 꼭 맞는 가구를 구하기 어려운데, 직접 만들면 원하는 사이즈의 가구에 원하는 색을 칠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나무 이야기’에서는 이처럼 스스로 가구를 제작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DIY 목공반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작품이 무엇이냐에 따라 10만 원(수납형 선반), 15만 원(수납장), 20만 원(콘솔)의 회비를 선택하여 내고 가구 만들기에 도전하게 된다.
공구 다루기, 나무의 성질 알기, 색칠, 도색, 마감재 바르기 등 가구 만들기의 전반에 대해  배우고 나면 누구나 1~2주 안에 작은 가구 하나쯤은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한번 ‘나무 이야기’의 회원이 되면 일반 고객에 비해 저렴한 회원 가격에 가구를 주문 제작할 수 있고, 가구 만들기에 대한 도움도 꾸준히 받을 수 있다.


●대를 물려 사용하는 편백나무 침대
원하는 가구를 주문하면 직접 제작해주는 ‘나무 이야기’의 강 대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은 편백나무로 만드는 침대이다. 편백나무는 일본이 원산지로 우리에게는 ‘히노끼’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난대성 수종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데, 인체에 이로운 피톤치드라는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공기 정화 능력과 유해 물질 정화 작용이 뛰어나다. 그래서 아토피와 천식 환자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
강 대표가 사용하는 편백나무는 모두 남원 산림조합에서 들여온 것으로 일반 원목에 비해 선홍빛이 강하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편백나무로 만든 침대 하나만 들여 놓아도 온 집안에 나무 향이 퍼집니다. 침대 하나를 만드는데 꼬박 3일이 소요될 정도로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오래 사용해도 다리가 삐걱거리거나 주저앉는 일이 없을 정도로 튼튼합니다.” 침대 하나에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이지만 대를 물려 쓸 수 있을 만큼 값어치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가구와 인테리어를 접목해 보고 싶어요
즐기면서 하는 일이라 늘 재미있고 행복하다는 강 대표는 “아직은 보편화되지 않은 편백나무 침대를 원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구와 인테리어를 접목해보고 싶습니다. 몇 가지 가구를 바꾸고 싶어도 집 인테리어와 맞지 않아 고민스러울 때가 있는데, 가구와 어울리는 부분 인테리어를 통해 가구에 또 다른 생명을 불어넣고 싶습니다”라며 자신의 소망을 밝힌다.
가구 만들기가 좋아 직업으로 전환했다는 그는, 지금 가구와 집의 조화를 꿈꾸며 인테리어 공부를 하고 있다. 그가 써내려 가는 인생 이야기는 곧 ‘나무 이야기’의 또 다른 이름일 거라 생각해본다.


문의 : 761-9080(나무 이야기)

배진희 리포터 jul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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