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월드컵시즌이다. 울산에도 몇 군데 거리응원전이 준비돼 있다니 이제 즐길 준비만 하면 된다.
그런데 열광적인 응원 뒤엔 항상 허기와 허전함이 남는다. 몇 시간씩 질러댄 고함엔 배고픔이 밀려오고 이기면 이긴 대로 지면 진대로 할 얘기는 왜 그리 많아지던지. 감격의 순간을 즐겼던 거리는 포장마차로 불야성을 이루기 십상이다.
붉은 악마들이여, 울산대공원에서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라면 여기를 주목하자. 기름기 쫙 빠진 한우곱창들이 당신들을 기다린다. 타들어가는 입술을 소주로 알싸하게 적시며 고소함으로 똘똘 뭉친 곱창을 깨물었는가. 지금부터 당신 입 안 월드컵이 시작이다.
살살 녹는 곱창 납시오
공업탑 울산대공원 입구에 위치한 대구한우막창의 곱창은 고소함과 담백함이 무기다. 이집의 대창, 곱창, 막창 등은 흐르는 물과 밀가루로 여러 번 씻어낸 후 갖은 양념에 재는 과정을 거친다. 소 특유의 누린내도 잡고 기본양념을 배게 하기 위해서다.
막창, 대창, 곱창은 포도주, 매실액기스, 과일 간 것 등 10여 가지 양념에 특양은 매실액기스, 정종, 후추 등을 기본으로 한다. 유화자 대표는 “특히 어느 부위든 파인애플이 빠지지 않는데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다”고 전한다. 질긴 특양은 두드리는 과정까지 거치면 기본 준비가 끝난 셈이다.
양념에 재고 나면 찜통에 한 번 쪄 낸다. 막창 등을 훨씬 부드럽게 하고 불필요한 기름기를 쫙 빼 더욱 담백하게 하는 과정인 셈.
신선한 것은 기본이다. 일주일에 월, 화, 목 세 번 들여오는 데 단골들은 일부러 그날만 찾기도 한단다. 100% 안동한우, 군위(민속한우)만 취급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서비스로 나오는 간과 처녑은 신선함의 반증이다. 냄새 없이 선명한 붉은색을 띄는 간과 꼬들꼬들한 처녑은 참기름장이 최고다.
특제 소스에 콕 찍으면 황홀하오
한 번 쪄 낸 곱창을 한껏 몸을 달군 불판 위에서 노릿 노릿하게 구워먹는 맛은 천하 일미다. 이미 쪄 냈으니 오래 구울 필요 없다. 유 대표는 “특양은 앞뒤로 살짝만 굽는 것이 포인트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담백해 최고인기다”고 설명한다.
곱창이나 대창은 미리 자르지 말고 긴 모양 그대로 앞뒤로 굴려 먹기 좋게 노릇할 때 자르는 것이 곱을 ‘보호하는’ 길이다.
기름기 쫙 빠진 곱창은 제 나름대로 양념장이 다르다. 간장을 기본으로 하고 레몬, 마늘 등 8가지 재료로 만든 양념장은 ‘양’이 제격이다. 나긋나긋한 양이 상큼한 양념을 만나니 그 맛이 황홀하다. 막창, 대창, 곱창은 땡초가 들어간 특제된장양념이 고소한 풍미를 더하면서도 깔끔하다.
유 대표는 “양구이에 쓰는 양은 위 중에서 살이 두터운 깃머리다. 깃머리는 보양식으로 양즙을 내서 먹을 만큼 영양가가 높다”고 설명한다. 섬유질도 많아 다이어트에도 그만이라 미식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부위다.
대창과 곱창 안에 있는 곱은 씹을수록 고소해 탄성이 절로 난다. 들여오는 곱창의 상태에 따라 쫄깃함과 부드러움의 차이가 있는데 찾아간 날은 막창이 최고였다.
또 서비스로 나오는 누룽지탕은 놓치면 아깝다. 흑미밥의 누룽지에 땅콩을 굵게 빻아 함께 끓인 누룽지탕은 곱창으로 느긋해진 입안을 찬찬히 어루만져준다. 누룽지탕 한 술로 속이 개운하면서 차분해진다.
대구한우막창은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선전하기를 기원하며, 우리팀 경기가 있는 날 소주나 맥주 이벤트행사를 벌인다.
위치 : 울산대공원 동문 앞
메뉴 : 막창, 곱창, 대창구이 외
영업시간 : 오후3시~새벽1시
문의 : 276-0334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