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지 않고 둘러보려면 토요일에 가라~

지역내일 2010-05-25
대인예술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시장 주민이 된 예술가와 예술가로 데뷔한 상인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언뜻 보기엔 다들 아우동생 사이 같다. 함평통닭 곽일님(64)씨는 작가들이 그려준 초상화를 보다가 직접 그림을 그린 케이스. 그림의 주제는 평생을 손에서 놓지 않은 닭이다. 아지매 그림 속의 컬러풀한 닭들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하나 둘 그린 그림을 점포 벽면에 붙이다 이제 벽이 모자랄 정도다.
점포의 벽을 메우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월간 <전라도닷컴>에 인터뷰가 실리기도 했다. 작가들이 기부한 예술 작품을 판매하는 상점도 있다. 작가가 그려줬다는 간판을 내걸고 시장 통에 사람들의 기부품을 판매해 다시 기부하는 상인들도 있다.
무인 카페 ‘제비꽃’은 또 어떤가. 말 그대로 무인카페인 이곳에서는 상인이나 예술가, 행인 누구나 잠시 들러 커피를 직접 타 마실 수 있다. 커피 값은 자율 저금통에 넣으면 된다. 금액은 당신 맘대로~. 잠시 들렀을 땐 할아버지 두 분이 카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어째 예술과 함께여서일까. 칠순 팔순의 할아버지들도 이곳에 있으니 멋쟁이 신사 같다.
대인예술시장의 또 다른 볼거리는 작가들의 작업실이다. 예술가의 작업실답게 외관부터 심상치 않다. 작품 세계를 보여주듯 각기 달라 보는 눈이 즐겁다.
시장 1층의 점포 사이사이는 물론 2층의 방에도 작가들의 작업실이 있는데, 다큐멘터리 작가, 기획자, 퀼트 작가 등이 개성 넘치는 공간을 만들어놓았다.
2층 작업실은 이곳이 시장이라는 사실도 까맣게 잊을 만큼 아지트의 개념이 강하다. 첫 사업이 공동 미술 프로젝트였듯, 대인예술시장에 모인 작가들은 유독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작업실 구경은 작가들의 작업이 한창인 평일에는 쉽지 않은 편. 이왕이면 주말에 찾는 게 현명하겠다. 현재는 프로젝트가 없어 주말에 모든 작업실이 문을 열지는 않지만, 오픈한 작업실은 찾는 이방인을 마다하지 않는단다.
오는 6~7월경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토요일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된다니, 토요일 나들이 길로 더없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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